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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말대잔치 얼마 전에 저지른 잘못이 있었습니다

zodlee92
2018-03-08 00:43:24 5753 0 0


잘못을 저지른 즉시 이 글의 초고를 작성했었는데 이제보니 날짜가 1월 말이었네요. 지금에서야 올리는 이유는, 우선 글을 다수에게 공개했다가 당시 연관자들에게 다시금 상처가 될 것을 우려했었고, 또한 즉시 글을 올렸다간 사건이 바로 알려질 것 같아서였습니다. 새벽에 공부한답시고 밤을 새우다가 다른 방에서 어떤 사건을 목격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건에 연관된 어느 청자에게 선을 넘고 말을 걸어버렸죠. 스스로 무례하다는 느낌이 왔었는데 돌아온 결과를 보면 확실히 무례했더군요. 심각한 게, 저는 그분에게 카라멜님까지 들먹였었습니다. 당연히 당사자 심정에 불을 지르는 헛소리였죠. 좀 과장해서 비유하자면, 그날 전 악성 댓글로 사람을 자살로 몰아넣는 류의 사람들과 일절 다를 게 없었습니다.

전 제가 어떤 잘못에서 도망칠 생각 없어요. 그 때 일을 낱낱이, 철저하게 적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청자들에게도 큰 상처로 남은 일이라 여기까지만 말해야 합니다. 절대, 절대로 말 안 할 겁니다. 그 날 잘못을 영영 제 가슴속에 묻고 살 수 있는데 전 굳이 트게더에 애매하게 적어 올려서 많은 분들을 불편하게 하겠죠. 이 일을 고백하더라도 카라멜님께만(아무리 사건언급을 피하더라도 제가 그분에게도 잘못을 저지른 거나 다름없어서 그분한테만큼은 사과를 해야 하는 게 맞다고 여깁니다.) 메일로 알려줄 수도 있었을 겁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제 잘못을 고백합니다. 그러는 이유는 제가 좋은 사람이고 싶어서도, 그런 척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그랬었다면 애초에 잘못을 저지르지도 않았겠죠.

잘못을 저지르고도 스스로 아무렇지 않은 척 뻔뻔한 태도로 살기 싫어서입니다. 더구나 전 남에게 끼어들면서 제 닉을 걸었고, 그것은 여기 채팅창에서 한 명은 절 쓰레기로(사실 쓰레기가 맞겠죠) 여긴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 사실이 버젓이 성립하는 걸 아는데, 전 그러고도 절대 아무 일도 없었던 척 살기가 혐오스럽더군요.

카라멜님이 제게 이 일로 영구 밴을 주시더라도 전 당연히 감수할 겁니다. 하지만 해야 할 말들이 있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사건 직후 바로 썼습니다.

그 날은 아침부터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제 업보가 하나 더 늘어난 걸 확인하면서 그동안 저질렀던 잘못들이 우선 떠오르더군요. 고등학교 절친에게 대학와서 무례하게 굴었다가 말도 없이 절연당한 일하고, 멜짱 다음으로 좋아하는 스트리머에게 선을 몇 번 넘을 때마다 매번 챗창에서 욕먹은 일하고, 학창 시절에 저질렀던 일들, 부모님께 관성적으로 부리는 신경질과 잘못 등등.... 그것들에 짓눌려 온 몸이 마비되고 해야할 일도 겨우 못하다가 하루 지나서야 조금 추스릴 수 있었습니다.

그래요, 제가 그렇게 뒤틀린 문제인물입니다. 그렇게 오만한 짓을 참 많이도 저지르죠. 스스로를 외로운 환경에 몰아넣은 왜소한 존재이자 메주 한 덩이일 뿐인데. 이 일도 영원히 제 가슴속에만 묻어두는 게 옳을지 몰라요. 적어도 관련자들 고려하면 그래야만 하고.

그런데 제가 저지른 잘못들이 영원히 가슴속에 남더라고요. 얕게는 발작적으로 떠오르는 장면들로, 깊게는 뼈저리게 아픈 후회와 회상으로. 전 제 업보에 죽을 때까지 시달립니다. 그 아픔을 도저히 견디길 못하겠어요. 제가 아는 한 최선의 진통제는 설사 닿지 못하더라도 해야만 하는 사과. 신빙성은 별로 없는 자가진단이지만 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배웠고 그게 맞다 믿고 있어요. 그리고 민폐스럽게도 사과를 들어줄 대상도 필요하군요.

미안해, 영영 다시 보지 못할 내 친구. 미안해요, 부모님. 미안합니다, 내가 알고 모르는 모든 사람들. 사과를 받아주길 바라진 않아요. 전 앞으로도 이 순간처럼 또 잘못을 저지르겠죠. 허나 그 잘못들은 영원히 제 마음에 무겁게 남습니다. 주님, 부디 이 진술이 제 진심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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