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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란 장기휴방을 고하며…

Broadcaster 방구석게임중독
2022-03-12 21:11:25 610 5 16

안녕하세요, 방 교수입니다.

공지할 것이 여러 개 있습니다. 우선 끝까지 읽어보시고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 물어봐주시길 바랍니다.


(1) 장기휴방(3월12일~6월19일)


저번 방송을 끝내고 컴퓨터를 종료한 뒤, 그 자리 그대로 앉아서 한 시간 동안 여러 고민을 했습니다.

저번 방송을 특히 더 오래 했었지요. 5시간을 처음으로 찍었었습니다. 아닌가? 세이에몽 때 몇 시간 했더라? 트위치에서도 지우고 내 컴퓨터에서도 지우고 기억 속에서도 지워서 몇 시간 했는지 모름.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저번 방송날 상황이 여러모로 좋지 못했습니다. 방송을 시작한 이후로 제 생체리듬은 내내 망가져 있었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에 몸무게도 인생 역대급을 찍고 있었고, 업무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서 항상 메일로 사과하고 기간을 미루기 일쑤였으며, 학교 공부도 원할하지 못했습니다. 트게더 접속률이 저조했음에서 아마 티가 났을지도 모릅니다.

저번 방송 때가 특히 피크를 찍은 듯합니다. 현실로 돌아오고 싶지 않은 스트레스에 게임 시간이 점점 길어져 갔으며 방송을 끝내자마자 진한 현타가 찾아왔습니다. 트게더에 "음..."이라는 글을 올린 게 이때였네요. 저는 이날 처음으로 업무 잠수를 탔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건대 방송을 할 여건이 점점 불가능해져갔습니다.

여전히 고3때 몸인줄 알고 무리해서 스케쥴을 잡으면 가능하지 않을까 했는데 어렵더군요. 인정해야할 때가 왔습니다.

방송, 일, 학업, 그림 중에 적어도 3개밖에 끌고 가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어떻게든 시간을 분배해도 한가지가 망가지더군요. 여태까지는 일을 망치고, 혹은 그림을 망치며 방송은 망치지 않으려고 했지만 이제 알 것 같습니다.

방송을 놓아줘야 할 것 같습니다.

위기감은 꽤 예전부터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되도 않은 사정에 방송을 키우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썸네일 커미션을 찾고, 편집해주실 분을 찾고, 카메라를 바꾸고, 마이크를 바꿨고, 유튜브 배너를 구매했고, 옷을 샀고, 게임 종목을 바꾸고, 시간을 늘리고 요일을 늘리고... 방송이 잘되면 방송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었으니까요.

장기휴방 아쉬우니까 한가지를 솔직하게 털어놔볼까요?

저는 작가입니다. 언젠가 누구 한 명이 글을 쓰시냐고 채팅한 기억이 납니다. 같은 작가라면 그동안 제가 본의아니게 흘린 여러 정보에서 이미 눈치챘을 듯합니다. 고2때부터 출판을 시작해서, 고3때는 다섯 가족을 먹여살렸고, 대학생인 지금도 나름 잘먹고 잘살고 있습니다.

항상 시간이 금이었습니다. 일한 만큼 돈이 나왔고 '남는 시간'을 내어서 취미를 즐긴다는 것은 그만큼 돈을 버린다는 소리와 동일했습니다. 돈을 벌어도 벌어도 부족하던 시기를 지나니 쉰다는 행위 자체가 죄의식을 갖게 했습니다. 어쩌면 자살도 고려하셨을 정도로 항상 울며 힘들어하시던 부모님께서 제가 큰 돈을 벌어오니 환하게 웃던 그 순간만큼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겁니다. 돈 문제가 사라진 가정은 화목해지고, 더이상 아무도 싸우지 않고, 서로 배려하고, 새벽에 화투를 치며 돈을 잃어도 아무도 진심으로 화내지 않고 서로를 치켜세워주는... 고3때 저는 돈이 최고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돈이 전부는 아니어도, 돈이 문제였던 가정을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가정은 단란해졌고 동시에 강박과 우울증과 공황장애도 제 안에서 첫 시작을 맞이했지요. 돈을 벌어야 해. 최대한 많이 벌어서 더 이상 이런 일이 없게 해야해... 난 재능이 있으니까 할 수 있어... 세상의 진리는 언제나 양면성이 존재하는 법이었습니다.

방송에서도 몇 번 말했지만 나름 잘 벌고 있는 편입니다. 정확한 금액을 공개할 순 없지만, 이번 청년적금도 아예 고려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그렇지만 목표에는 항상 부족했습니다. 집을 사야지. 기왕이면 잔뜩 사야지. 그래서 일을 더욱 벌리다가, 그 일이 감당이 안되면 다시 공황장애 증상이 심해지고... 잠에 들 때 더이상 깨어나고 싶지 않을 때도 몇 번 있었습니다. 아무도 저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부모님은 항상 저를 신경써주고, 글 쓰다가 허구한 날 창작의 고통에 비명을 지르고 온몸을 배배 꼬며 거실바닥을 굴러다녀도 다 이해해주고.

그렇지만 진짜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아빠가 돈을 못 벌어서 내가 벌어오는 바람에 공황장애에 걸려서 힘들어'? '엄마는 내 엄마인데 항상 유치하고 언니들한테 내 험담을 해서 힘들어'? 사랑하는 가족한테 대체 어떻게 이런 말을 전할까요? 가끔 힘들어서 죽고 싶다는 말을 가족한테 어떻게 할까요? 그런다고 가족 아니면 내겐 아무도 없는데 누구한테 고민을 털어놓을까요? 누가 저 같은 걸 사랑해줄까요?

비록 여러분과 만난지는 두어달이 좀 넘었지만 저는 님들을 정말로 사랑했습니다. 누구한테 제 이야기를 이렇게나 해본 적 없습니다. 님들 말고 저를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이야기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래서 방송을 마치고 장기휴방을 결정했을 때부터 우울감에 내내 잠만 잤던 것 같습니다. 11일 새벽에 방송을 끝내고 지금 12일 저녁 8시니까... 뭐 대충 15시간 정도는 잤겠네요. 겨울잠을 자고 지금 막 일어나 글을 씁니다.

그동안 트게더에 글이 여러개 쌓여있었네요. 제가 며칠 잠수탄다고 대체 누가 이렇게 걱정해줍니까? 신경도 안쓸걸요? 실제로 지금 아무 연락도 안했는데 그 어떤 연락도 없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아무튼 결론적으론... 이번 학기가 끝날 때까지 4가지 일 중 방송을 놓으려고 합니다. 방학이 오면 학업이 자동적으로 놓아지니 다시 방송을 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아마 휴학을 할 것 같습니다. 그럼 컨트롤 가능한 3가지만 남습니다. 완벽한 계획이지요?

혹시라도 누군가가 부채감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방송을 더 열심히 봤으면 장기휴방이 오지 않았을까, 그런거요. 여러분은 정말 최고의 시청자였습니다. 저는 여러분을 사랑하고, 그만큼 뒤를 졸졸 따라다녀 관찰했고 여러분이 해온 개개인의 노력들을 압니다. 오히려 그것 때문에 방송을 더욱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거죠.

장기휴방이 끝나면 누가 또 방송을 보러 와줄지 모르겠습니다. 혹은 장기휴방 동안 기억에 보정이 들어갔다가 돌아온 나를 보고 실망할까봐 벌써 걱정도 됩니다. 여러분이 선택한 땅굴 방장이니 악깡버하시길 바랍니다. 방학하면 다시 밝은 얼굴로 돌아오겠습니다. 이것저것 할 말을 생각했었는데 막상 컴퓨터 앞에 앉으니 다 까먹고 말았네요. 일단 편집 맡겼던 분께 사과하러 가야지...

아무튼 트게더에 자주 출현할테니 혹시 심심한 분 있으면 가끔 놀러와주십시오.


(2) 초콜릿 관련


초콜릿 관련 문의가 꽤 여러번 들어왔는데요, 어제 누가 아무도 팬심에 도착했다는 연락도 못 받았다길래 이상해서 오늘 확인을 좀 해봤습니다. 단순히 파업 때문에 오래 걸린다고 생각하고 신경쓰지 않았는데...

그...

좀...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ㅎㅎ

ㅋㅋ

ㅈㅅ.

제가 택배 어플을 사용해서 택배를 보냈는데... 도착지가 한 번만 클릭하면 되는 식입니다. 그런데 그 도착지가 외갓집으로 설정이 되어있더군요... 저번에 핫초코 좀 보낸다는 게... 외할머니 돌아가신 이후로 외할머니랑 사시던 삼촌이 다른 곳에서 사셔서 삼촌한테 연락해서 보니까 택배들이 죄다 거기에...

차라리 잘 된 것 같습니다. 발송했을 때 이미 초콜릿 만든지가 너무 오래 되었던 터라요. 님들 멕이기가 좀 그랬습니다. 집에 몇 개 남겨놓은 초콜릿도 곰팡이 폈거든요. 그래서 방금 잠깐 다이소에 가서 초콜릿 재료를 다시 사왔습니다. 집에 남아있던 새 재료까지 합쳐서 단 3만원!

이따가 기운내서 만들기 실황하기로 하고, 외갓집 가서 편지랑 물건만 공수해와서 다시 보내겠습니다. 내일 다행히 일요일이라 외갓집 다녀올 수 있을 듯합니다? 편지들아 너희는 잘 있는거지...? 너희는 썩으면 안 돼 알겠지...? 열여섯개 다시 쓸 자신 없어...

너무 늦어서 미안합니다. 제가 좀 꼼꼼했어야했는데 하루하루가 너무 바쁘고 스트레스 받았어요. 돈 수거한 입장에서 이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공지는 이상입니다.

아무튼 저녁 좀 먹어야해서 업로드하고, 수정할 거 있으면 새 글을 올리겠습니다.

공지가 너무 늦어서 미안합니다.

어쩌면 지금 이 글을 올리지 않고 방송을 켜서 '나 또 지각임' 시전하면 아무 문제도 없을텐데 말입니다.


방구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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