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우주는 닫혔다.
원인은 알 수 없었다.
그곳에 있던 모두는 각자의 우주로 튕겨 나갔다.
이 우주가 언제 다시 열릴지도 알 수 없었다.
그 우주에 갔던 이들은 씨앗을 심은 화분을 가지고 있었다.
정기와 맞바꾼 씨앗.
싹이 자라난 경우도 있었지만 길어야 3cm 정도였다.
우주가 닫힌 후,
그 씨앗만이
그런 우주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듯
각자의 우주에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튕겨 나온 이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 우주를 여는 것은 단 한 사람 뿐이었고
그마저도 완전히 그 사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닿지 않는 공허한 외침만이 가득했다.
이런 다중우주에서
우주가 열리고 닫히는 일은 아주 흔하다.
이 우주가 열리고, 저 우주가 열리고,
저 우주가 닫히고, 이 우주도 닫히고…
끝없는 반복.
특별할 것도 없을 텐데.
누군가는 이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누군가는 슬퍼하며, 언제까지든 기다리겠다고 했다.
또 누군가는 다른 우주를 찾아나섰다.
어쨌든 모두는 좋든 싫든 그들의 우주를 살았다.
특별할 것 없는 나의 우주에서는,
즐거웠던 기억이 점점 깊은 곳으로 파묻혀갔다.
마치 꿈을 꾸다 깨어난 것 같다.
결국 그곳에서 받은 씨앗만이 곁에 남는다.
나는 그것에 물을 주어야겠지.
오늘 나의 우주에는 비가 내린다.
기이한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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