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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순대학일기] 우리 사이좋게 지내기로 했잖아요 선뱃님!!!!

죽순_
2023-11-08 23:07:59 251 10 34

BGM: Forrest Nolan - Sinatra

[곡이 짧으니까 연속재생 체크하는걸 추천]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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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꽤 쌀쌀해졌다.


'이번학기도 실패했구나...'

'크리스마스때 혼자 뭐하지...'

같은 생각들을 하며 학교에 갔다.


그래도, 아는 후배들도 많이 늘었는데.

학기말에는 늘 아쉽다.




#1.

학교 행사때 잠깐 연극 코너가 있었다.

연극엔 문외한이라 그냥 구경하는 마음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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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코기가 무대에 올라와 있었다.

코기는 연극동아리를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나는 꽤 기대감을 갖고 연극에 몰입했다.

.

.

.

남자배우와 가벼운 스킨십을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어째선가 마음 한켠이 불편했다.

왜지?

.

.

.

코기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학부생치곤 꽤 훌륭하게 연극을 마쳤던 것 같다.

물론 내가 평가할만한 자격이 있진 않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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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받아야 할 교육이 있었다.

과 학생들이 거의 모이는 교육 이었는데

꽤 일찍 왔음에도, 뒷자리를 22, 23학번들이 차지한 것을 보았다.


'나때는 선배들한테 양보했는데...'

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걸 보니, 나도 늙은 것 같다.


나도 뒷자리에 자리를 잡기 위해 이동했는데,

오면 안될 것 같은 사람이 온 것 마냥 후배들이 나를 쳐다본다.


'선배를 봤으면 인사를 해야지...'

내가 후배처럼 보이긴 하나보다. (동안임)



#3.

여튼 화장실에 들렀다가

후배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다시 강의실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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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모를 만났다.

학교오는데 이렇게 빡세게 화장할 필요가 있나? 라는 생각을하며

눈을 마주치고, 가볍게 인사했다.


세모는 나를 보더니

웃으면서 인사해주었다.


처음으로 제대로 마주한 세모의 웃음.

웃는게 이뻤다.


이제 1달남았는데... 뭐라도 더 엮이고싶은데... 

아쉬운 마음들이 솟아난다.

다음주에 뭐라도 해보고 인스타 팔로우라도 걸어 볼 생각이다...



#4.

오늘의 마지막 강의는

동기들 몇명, 그리고 코기가 듣는 수업이다.

그래서인지 수요일은 수업이 많아도 어쩐지 기분이 좋다. 

(4학년인데 17학점듣는 ㅅㄲ가 있다?)



그렇게 강의시간이 되었는데, 코기가 오지 않는다.

나랑 별로 친하지도 않은 후배가 은근히 신경쓰인다.

나도 참 정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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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몇분 후 코기가 강의실에 들어왔다.

코기는 자연스럽게 내 옆 의자에 가방을 두고 그 옆에 앉았다.


[...~기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인 책상~...]

(...)(의자)(코기)(의자)(죽순)(의자)(동기1)(의자)(동기2)(...)

이런 구조라고 보면 되겠다.


바로 옆은 부담스럽지만, 그렇다고 3주연속 내 옆자리는 놓치기 싫은.

딱 그정도 사이인가보다.


목례로 가볍게 인사했다.



#5.

코기는 웃음이 많다.


코기: " 선배! 오늘 행사 오셨어요? "


의도가 뻔하다. 오전에 했던 연극 얘기였다.


나: "아 네 갔죠"


코기: " 저 어땠어요? "


괜히 장난치고 싶어졌다.


나: "오늘 뭐 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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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기: " 선배 이제 아는척 하지마세요... "


코기가 슬픈티를 냈다. 나는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나: "농담이에요~ 오늘 연극 잘 봤어요 ㅎ"


코기: " 아 진짜요? 장난치지마세요 ㅜ "


나: "진짜 봤어요.. 연기 잘하시던데~"

"그리고, 퍼즐 준비하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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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기는 비공식 퍼즐동아리 신입생이다.

자기가 퍼즐을 고르겠다고 호언장담했었다.


코기는 아차 하는 표정으로 퍼즐을 고르기 시작했다.

더 얘기하고 싶었지만, 강의가 시작되어 카톡으로 얘기하게 되었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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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기는 500피스를 해야되는데, 100피스짜리로 방을 잘못팠다.

그래서 한소리 해줬다.

(내가 생각해도 반말 드립은 좀 쩔었다 ㅇㅈ? ㅋㅋ)

(설레는 반존대 ㅇ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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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설정이 제대로 안돼서 다시 해주었다...

(이제보니 은근슬쩍 반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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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기는 웃음버섯을 먹은건지

5줄 채팅사이에 4줄을 ㅋㅋㅋㅋ로 도배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강의도 들으면서, 퍼즐을 짬짬히 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4명이서 하니까 속도가 꽤 괜찮았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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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퍼즐을 하고있던 도중

코기가 그림 중앙에서 따로 피스를 모으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후... 이렇게 하는거 아닌데... 

밖에서 따로 조각 모아놓고나서 가운데로 가져와야 되는건데...


선배로서 잔소리를 한번 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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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에는 진지한 남자'

그래도 남자로 봐주나보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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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코기와 나는 약 2시간동안 강의도 듣고 퍼즐도 맞추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잠깐 그녀의 노트북을 보는데 내가 하는 화면과 싱크가 안맞았다.

이게 다른 창을 오래 보다가 다시 퍼즐 창을 열면 간혹 싱크가 안맞는다.


후... 또 잔소리를 하게 됐다.


"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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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기는 꽤 억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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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좋게 지내기로 했잖아요 선뱃님!!!!!"


사실 그런적 없다.


근데 감사티비는 뭐임? ㅋㅋ



#8.

그렇게 퍼즐을 다 맞췄다.

강의중에 티낼수는 없어서 속으로 자축했다.


갑자기 카톡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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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교수님이 질문하면 건성으로든 대답해주는 습관이 있다.

학생들이 반응이 없으면 꽤 섭섭할까봐 그렇게 한지 좀 됐다.

역시 난 F다. 

(T발 너 C야?)


근데 이게 뭐가 웃긴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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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MBTI질문...

MBTI는 진짜 대학생활 내내 하면서 너무 많이 질문을 받아서

돌려말하기 스킬을 사용하게 되었다.


참고로 배마가 INTP으로 알고있는데... 미안합니다...


내가 너무 무뚝뚝한지 코기는 T를 밀었는데, 사실 나는 ISFJ임을 밝혔다.


" 엥 거짓말 "


" 잇프제(ISFJ) 근데 어떤 성격이에요? "


"ISFJ 착하고 똑똑합니다"

"전 아닌듯 근데.."


" ? 그런듯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선넘네..



#9.

bWD6S2ACgF2tSTdljcRUaXUN2XWjxZoGZN7J2vCNozwk5XkDTQagYAUHpqfZVZ9_v3WkDbxNDtDVdaGZPTFXEg.webp나는 수업중엔 꽤 진지하다.

아니, 수업중이 아니라 사석이 아니면 꽤 진지한 표정을 한다.

이게 어릴때부터 습관인데 왜 그런진 잘 모르겠다. 아무튼 웃상은 아니다.


내가 교생갔을때 동료 교생선생님이 말하길,

" 죽순쌤은 얼굴이 진지해서, 웃긴역할도 해보면 좋을거같아요~ "


아무튼 이런느낌..?


사실 강의중에 웃고있으면 

딴짓하는거 티날까봐 웃참한다..


진짜 틀딱마냥 말뒤마다 .. 붙이는데 좀 틀딱같긴하네요 지금보니?

아무튼 평소 말투가 이런 느낌이라는거.. 

좀 진지한느낌? 차분한 느낌으로 말하는편이라 보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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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표정이 좋다길래

"그럼 사귈까요?"

라고 할려다가 배붕이들의 충고가 생각나서 바로 접었다.



#10. 

아무튼.

수업이 끝나고 코기는 연극 잘봤다는 나에게

자기 동아리에 들어오라며 권유했지만

나같은 아싸에게 연극은 무리라 정중하게 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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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지주는 행동이 어렵다고 느낀다.

싫으면 싫은거고, 좋으면 좋은거지만, 인간관계는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상대방을 떠보기도 하고,

괜히 이유를 찾아서 선톡하려고 고민하기도 하고,

어떻게든 엮여보려는 접점을 만들기도 한다.


이런 상황이 전에도 없던 것은 아니지만,

몇몇 동기들로 인해 곱창난 상황에 

나까지 CC에는 진물이난 상태라서 여사친들에게는 여지를 아예 안줬던 것 같다.

.

.

.

사실 이번에도 모르겠다.

그냥 성격이 좋은 걸지도.

그냥 반응이 재밌어서 가지고 노는 것일지도.



아무튼

종강까지 D-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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