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0

얼마전에 소드실드(전 실드버전) 2회차 엔딩까지 본 늦깍이 8세대 입문자입니다.

8세대 자체는 포린이지만 1세대를 오리지널 게임보이로 플레이했던 진성 올드유저인데요,

개인적으로 포켓몬들 타노스 당한거만 제외하면 굉장히 수작이라 평가하고 싶습니다.

일단 8세대 추가된 시스템인 다이맥스는 6세대의 메가진화나 7세대의 Z스킬보다 좋은 시스템이라 생각해요.

아예 레이팅의 극적인 반전과 변화를 줄수 있는 요소인건 확실하고,

메가진화는 메가진화폼이 있는 포켓몬과 없는 포켓몬이 차별당하기도 했지만

일단 다이맥스는 기본적으로 모든 포켓몬에게 열려있는 시스템이라 더 좋다 생각합니다.

애초에 메가진화는 메가 캥가나 엑자몽, 와자몽, 메가 팬텀 등 사기짓 하라고 대놓고 만든 포켓몬들이 많았고,

결국 제작자의 의도대로 레이팅이 흘러가는 기분이었다면 

다이맥스는 어떤 포켓몬이 어떤 기배를 통해서 어떤 상황에서 활용하냐에 따라 그 활용도가 무궁무진하기에

유저들이 직접 메타를 창조해나가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2번째는 게임 브금입니다.

BGM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체육관 브금을 칭찬하시지만,

호브전, 비트전, 마리전 브금이랑 배틀타워 브금, 토너먼트(레이팅 대기방) 브금, 슛시티 브금, 무한다이노전 브금까지 다 고퀄이라 생각합니다.

호브나 마리는 최종 토너먼트전이랑 기본 배틀 브금이랑 관중 소리 있고 없고도 차이가 클정도로

베리에이션도 다 마음에 들고요.

브금만 보면 역대급이란 평가도 맞는거 같습니다.

뭔가 배틀을 진짜 즐기게되는 브금이랄까요?

지금까지 포켓몬 사천왕이나 챔피언전 등은 비장한 느낌이었다면,

진짜 스포츠 경기를 진행하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브금이 너무 좋았어요.

특히 호브, 마리, 비트 3라이벌의 브금은 각자의 캐릭터 개성을 잘 녹여낸 브금인거 같아 호평을 해주고 싶습니다.

3번째는 캐릭터성이에요.

지금까지 라이벌이 1명인 세대도 있었고, 다수였던 세대도 있지만,

그 어떤 시리즈보다도 라이벌의 의미를 잘 살린 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주인공보정 받는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논외로 치고

호브나 비트 마리 모두 각장의 방향대로 성장하고, 고뇌하는 부분들이 너무 잘 녹여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호브의 박사화는 뭐 호불호가 많이 갈립니다만... 

무작정 형의 그림자만 쫓아서 챔피언이 되겠다는 철부지 애에서

현실을 직시(주인공, 비트, 로즈, 소도실디 등에게 패배) 한 뒤 진지한 고민 뒤에 서포팅 포지션으로 정착하게 된거라 개연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리, 비트도 스토리라인상 어색하지 않게 관장자리를 물려 받았고요.

아쉬운게 있다면 악역의 임팩트인데...

솔직히 평타였다고 생각합니다.

6세대에서 이미 악역의 스케일링은 끝이 났다고 봐서,

더 스케일을 키우거나 일을 벌려봤자 솔직히 셀프 카피일거 같아요.

로즈는 적당한 선에서 만들어진거 같고,

최종보스라 볼 수 있는 무한다이노의 임팩은 지금까지 있었던 악역 포켓몬 중에선 원탑이라 생각합니다.

네크로즈마나 큐레무도 악역 포지션이라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대놓고 무한다이노는 그냥 보스처럼 만들어놔서.. 나름 신선한 구성이었다고 생각해요.

이 외에도 박사의 비중을 줄이고 당시 조수인 소니아의 비중을 올린 것이나,

단델이 패배 이후 모자를 던지면서 세대교체를 하는 연출이나,

엔딩 이후 챔피언 대우를 깍듯하게 하는 NPC들이나 다 호평해주고 싶네요.

4번째는 와일드에이리어입니다.

솔직히 와일드에이리어도 계속 다니다보면 좁게 느껴지긴 합니다만..

포켓몬 시리즈의 고질적 한계인 한 프레임에 잡히는 맵의 크기 면에서 극복을 했다고 생각해요.

일정 로딩이 필요한 다른 맵(지역)을 관통하지 않는 한에서 자전거를 타고 넓은 지역을 오고갈 수 있다는 거 자체가 

혁명이라면 혁명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카메라 각도 조절도 혁명이었죠.

그 안에서도 날씨가 지역마다 다르고, 날씨마다 등장하는 포켓몬을 다각화한것도 재밌는 발상이에요.

사실 그거때문에 노가다는 더 심해졌습니다만..

솔직히 5세대까지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다가

6세대, 7세대에서는 전작보다 못 만들었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는데

8세대는 확실히 6,7세대보다는 수작이라 평가해도 될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