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나쳐온, 모든 행적에 대하여 행복하였습니다.
서문이 너무 짧았습니다. 오늘은 날아가는 새의 최후를 묘사한 글을 보았습니다.
'총알은 그를 따라서 날지 않고 그를 지나치고도 날고 싶어했을 뿐이며, 새에게 관통하는 순간에 보였던 것은 분명히 그의 내장을 닮은 세계였을 것이다.'
심장제세동기가 바깥을 강력하게 짓누를 때 그런 걸 느낍니다. 그 제세동기는 무언가를 흘려보내고 싶어할 뿐이고, 저를 짓누르는 순간에 느껴지는 건 저의 심장형 안에 깊이 파고들어진 피부입니다.
저의 심장 안을 파고든 피부 안으로 파고든 근육 안으로 파고든 영혼은 이미 압사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전류가 흐를 때면, 그 바깥의, 바깥의, 바깥으로 스며나와 저에게 다시 한 번 흐르게 되고, 그때엔 오래 살아야 한다, 합니다.
'행복합니다.'
그 미끈한 형체가 저를 타고 흐르면, 그렇게 읊조리지만, 그 소리를 들으면 영혼은 제 슬픔의 원형을 돌려주고는 다시 안의, 안의, 안으로 돌아갑니다.
'모든 행적에 대해'
바깥으로 드러난 저를 바깥으로, 안으로 들어선 저를 안으로, 끌어내지도 밀어내지도 못 하는 이 끔찍한 세계관을 이제는 더 꾸며낼 세계수에 대한 상상력이 미치지 않고, 열메도 없기에
마지막으로 뿌리를 베어내겠습니다. 더 이상 생명이 없는 세계수의 장례는, 그래도 평안해야 할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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