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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나만의 장례식

자키씨
2019-09-18 15:15:51 463 2 2

술이 달다.

오늘 나는 나와 가장 친했던 친구를 보냈다.

가장 가깝고도 너무 멀었던

어렸을적 녀석의 말과 뒤를 쫓아 이곳 저곳을 들쑤시고 다녔음에도

나이가 들고나선 몰골이 말이 아니던 녀석의 근처에도 찾아가지 않았던


그냥 그 정도의 사이인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소식이 들려왔다.

녀석이 죽었다고. 내 어린 시절을 전부 할애했던 그 녀석이 죽었다고.

철이 들 무렵까지도 함께했던 녀석이


장례식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인지 눈물로 점칠된 공간도 보이지 않았다.

나 또한 그다지 슬프지 않았다.

오히려 덤덤했다. 싱숭생숭했지만 울정도는 아니었다.

언젠가 보내야 된다고 알았기에


작은 사진을 영정 옆에 두었다.

빛이 나던 그 사진 또한 세월에 찢겨저 이젠 내 추억이 그 공간을 채웠다.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엔

이 녀석 말고도 참 많았다.

축구, 야구, 미술, 소설..

크고 작았던 녀석들을 쳐내고 남은 녀석의 마지막을

나는 지켜보았을까


몸이 커가며 주변에 사람이 늘어난 만큼

친구녀석들은 작아지고, 또한 줄어들었다.

사람과 깊어가는 만큼

녀석들과는 만나지않았고


이렇게 가장 가까웠던 녀석까지 보냈다.


이건 어쩌면 나를 위한

또 어쩌면 내 꿈들을 위한 장례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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