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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무제

초식96bf0
2020-01-08 20:39:14 104 0 0

추석에 아버지와 어머님이 

추억팔이하듯 이야기하는걸 들어서 기억에 남는군요...


이 이야기는, 아버님과 어머님이 만난 그 오래 부대에서 시작됩니다.


경북 어딘가에 산 깊숙히 자리잡은,  산 꼭대기에 있는 벙커같은 부대에 있으셨습니다.

통칭, 레이더 감시기지.


부모님은 여느처럼 서로 썸아닌 썸을 타며 교대근무에 놀러오기도 하고, 이야기도 하시고 그랬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안개가 자욱히 산위에 걸쳐지고

해가 구름에 가려진 그 날씨에

몇일 전부터 헛소리 하던 병사가 


그날엔 미친 듯 말을 했습니다.

"문 뒤를 꼼꼼히 봐주세요"


아버지는 뭔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입다물고 타워에 올라가 감시하라고 하셨습니다.


그 타워는 3면이 유리창으로 된 방이고

산 아래 부대가 보이는 공간이었습니다.

문은 복도 기준에서 방 안으로 들어가는 구조였고,

문은 오로지 밖에서만 잠궈지는 구조였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아침이 되어 근무 교대를 해야하는 시간이 다가왔지만

그 병사는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2시간이 흘렀을 쯤, 어머니는 병사를 찾으로 가셨고

타워에 문을 열었습니다.


타워 안 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분명히, 누군가 있었던 흔적이 있었습니다.

마지막 병사가 썼던 총과, 탄약. 그리고 방탄모와 무전기.


방 안에서는 약간의 악취가 나서

어머님은 방 문을 열고 고정을 시키셨습니다.


그렇게 온 부대를 찾아다녔지만

그 병사는 보이지 않았고


생활관에서 유서 몇장과 

자신의 피로 추정되는 혈서가 적혀있었습니다.

문 뒤를 살펴달라는. 문장이 적힌 메모지였습니다.


처음엔 탈영처리를 하여 인근 마을에 수색을 하였지만 아무도 보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자살로 처리되고 조사가 들어가며

마지막까지 있었던 그 병사가 머물던 방은 온통 접근금지 테이프로 붙여졌고, 병사가 쓰던 물건만 다 태우려고 했습니다.


다만 무전기는.

그 8번 무전기는 그 시대 비싼 물건이었으므로

재사용 처리가 되어 당직실로 돌아갔습니다.


한날

불침번을 서던 병사가

한 병사가 심부름을 받고 8번 무전기를 가져가야 한다고 해서 그 무전기를 들고 사라졌고

후에 8번 무전기가 분실처리되어 무전기는 7개만 남게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우연찮게 호기심으로 그 방의 문을 

툭, 툭 걷어차보았습니다.


그러나,

벽에 부딪혀서 소리가 나야 할 문은

그저 물컹한 소리만 났습니다.


아버지는 이상한 걸 눈치채고 

문을 고정시키던 장치를 해제하고 

천천히 방문을 닫았습니다.


방 안에는 아버지 혼자셨습니다.

그렇게 문 뒤에 무언가

아니 사람의 형체로 보이는


덩어리가 매달린채 악취를 풍겼습니다


그것이 사람이라고 확인 할 수 있었던건

군복을 입고 있었기에.


이후 시체처리반이 시체를 회수하고

시간이 흘러 다시 아버지가 감시를 하로 방에 올라가셨습니다.


잊을만한 시간이 흘렀고.

방에 퀴퀴한 곰팡이 냄새 때문에 문을 활짝 열려고 

문을 끝까지 밀었지만


왜인지


문은 벽에 부딪히지 않았습니다

문 충격방지 장치도 없었습니다

빈 공간이 있었음에도


문은 딱 사람 하나 들어갈 공간을 남겨두고


닫히지 않았습니다.


두려우신 나머지

그리고 어머니가 계신 당직실로 무전기를 켰습니다.


애타게 어머님을 불렀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방문이 잠겼고

누군가가 밖에서 잠궜습니다.


아버지는 다시 걸어

무전기를 5번으로 걸었지만

표시된 화면엔 8번으로 나와있었습니다.


8번 무전기

호출번호 8번.


그리고 무전기 오른쪽에는

그때 그날자 그 시간이 

화면에 시현되고 있었습니다.


그 병사가 마지막으로 근무섰던 그 날.


유리창은 마치 그 날씨처럼 서리가 끼었습니다.

무전기에서

마지막으로 들려왔던

익숙하지만

들릴수 없는 목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무전기의 잡음과 함께. 


"일병 김○○. 03시 30분 이상 무"


아버지는 무전기를 들고만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못하셨습니다.

그저 유리창 서리가 끼어있는 

그 창에 비춰진 

또다른 무전기 불빛이 있었으니까.


그리고 무전기에서

느릿느릿 말했습니다.


" 문 뒤를 보라고 썼잖아요. 당직사관님"


다음날 어머님이 내려오시지 않는 아버지를 찾으로 갔고

아버지는 방안에 쓰러 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아버지는 다행히도 다치지 않으셨고

그렇게 조금은 소름끼치는 이야기로 끝날 뻔 했습니다.


아버지는 당직실로 내려가

본인이 썼던 무전기를 빼서 충전을 시켰고

옷을 갈아입으로 탈의실에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사복으로 갈아입고 웃옷 자캣 주머니에 손을 넣었는데

무언가 물건이 들어 있었습니다.


편하게 익숙히 잡히는 물건


그렇게 꺼내 본 물건


8번 무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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