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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수로서 마음이 복잡합니다.

너의야식이보여
2018-12-16 07:31:25 6914 61 33

안녕하세요.

저는 7월부터 트위치를 통해 개인 인터넷 방송을 즐겨보기 시작한 트수입니다.

그 전까지 개인 인터넷 방송을 보는 것이 무슨 재미와 의미가 있는지 몰랐기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특히, 트위치는 NVIDIA 같은 대기업이 신제품 발표와 홍보를 위해 중계하는 서비스로 알고 있었습니다.

트위치의 여러 방송들 중 애청할 곳을 찾아 즐겨보고, 새로운 재미도 알게 됐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생각들때문에 마음이 복잡합니다.


다른 트수분들을 보니 크게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눠지더군요.

도네를 자주 하는 사람, 재미있는 클립이나 영상을 잘 만드는 사람, 재미있는 말을 입력하는 사람, 구독권을 무작위로 뿌리는 사람(구독 소매넣기) 등등...

저는 그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습니다.

트수들의 재치있는 공격이나 재미있는 말을 통해 방송의 재미가 올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그런 능력이 없어 방송의 재미에 전혀 도움되지 못합니다.

다른 트수분들에 비해 제 자신이 너무 부족하게 느껴지며, 열심히 방송하시는 스트리머님께 괜스레 미안해집니다.

혹여나 제가 하는 말이 방송 내용에 방해되거나 갑분싸될까봐 할 말을 쓰다가 지우는 것을 반복하거나 “ㅎㅎㅎ, 굿!, 짝짝짝짝짝(박수치는 소리), 난하~” 이런 것들 위주로 입력합니다.

“오늘 야식 뭐 드실건가요?”같은 간단한 질문조차 스스로 눈치보며 입력할까 말까 고민하고 검열하게 됩니다.

도네 화면을 보고 있으면 교회, 성당 같은 종교 시설에 저만 헌금으로 낼 돈없이 앉아 있는 것 같습니다.

강요하는 것은 아니지만, 계속 가만히 있는 것이 미안해지고 눈치보게 되는 그런 것이죠.

이렇다 보니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거지?”하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됩니다.


평소처럼 방송을 멍하게 보다가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에 문득 저런 생각들이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이후로 방송 시작 알림을 보고 망설이다가 들어가지 않게 되는 일이 많았습니다.

다른 분들처럼 “들어가서 시청자 수 늘려주면서 채팅쳐주는 것만으로 고마운 일이지!”라고 대놓고 주장할 수 있는 당당함 혹은 뻔뻔함을 가지지 못해 그렇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다시 방송을 마음 편히 보고 싶은데 이 복잡한 마음을 언제쯤 정리할 수 있을지...


이 글을 올리기까지 많이 망설였습니다.

위 내용들을 문서 파일에 기록하고 읽고 생각하며 수정하는 것을 반복해왔습니다.

일기를 쓴다 생각하고 적다보면 자연스레 정리되지 않을까 싶었으나 전혀 소용이 없었습니다.

결국,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올리게 됐습니다.

여러분들의 시간을 이 글을 읽는 것으로 소비하게 만들어 미안함과 동시에 감사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2018년 마무리 잘하시고, 원하시는 일들 모두 잘 되길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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