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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차 우울증 환자의 조언

ㅇㅇ169f8
2019-09-10 01:02:34 1148 15 2

1. 우울증이라는 의학적 진단은 1)일상생활 2)가족과의 관계 3)가족 외 사회활동 중 하나라도 지장이 있으면 우울증이 될 수 있다고 배웠습니다. 따라서 셋 중 하나라도 지장이 있으신 분은 내가 우울증인지를 느끼고 정밀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2. 우울증은 기본적으로 우울삽화(episode)로 이루어져있습니다. 즉 기분이 우울- 하다가 어느순간 나아지는 식의 우울기간이 따로 존재합니다. 우울증을 벗어나는 키는 바로 우울삽화기간 외 그나마 힘이 있는 시간에 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3. 대개의 경우 우울증 환자들은 자력구제를 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외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우울증 환자들은 오히려 외부 도움을 받는 것을 굉장히 꺼려합니다.

제발 그러지 마십시오. 도움의 손길이 오면 잡고, 남이 울어줄 어깨를 내준다면 그 어깨를 부여잡고 펑펑 우세요. 친구, 부모님, 의사 선생님, 상담 선생님, 누구든 좋습니다. 제발 도움을 뿌리치지 마세요.


4. 병원을 가세요. 병원 이상한 곳 아닙니다. 약 먹어도 됩니다. 우울증은 방치하면 방치할수록 치료가 힘들어집니다. 마찬가지로 약 먹으면 정신이 훼까닥 간다던데? 하는 이상한 말 믿지 마시고 꼭 병원 가셔서 진단받으시기 바랍니다. 정신병원이라는 선입견이 있겠지만 동네 내과랑 전혀 다를 바 없습니다.


5. 우울증 치료 중 가장 검증된 세가지는 1.약물치료 2.상담(인지행동치료) 3.운동(신체활동)입니다. 제 경험상으로는 약물을 통해 최소한의 기력을 되찾고, 점차 상담과 운동을 통해 에너지를 더 얻어나갔었습니다. 


6.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걸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이 세상에는 고장난 마음으로 고통받는 환우들이 정말 많습니다. 여러분들은 괴물도 아니고, 이상한 사람도 아닙니다. 그냥 단지 좀 아플 뿐입니다.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이 많다는 걸 아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7. 우울증을 겪고 있는 환자의 보호자 및 친구들께 드리는 조언 - 저희 또한 긍정적으로 사고하고 싶지 않아서 뻗대는게 아닙니다. 그냥 자동적으로 그렇게 느낍니다. 따라서 긍정적으로 사고해!와 같은 말씀보다는 환자들이 힘들어할때 곁에 있어주고 말을 잘 들어준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주변인의 도움은 정말 큰 힘이 됩니다. 그리고 우울증 환자들이 회복하고 난 뒤에는, 보호자님과 친구분이 그랬던 것 처럼 나와 같은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을 찾아서 힘이 되주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보람을 느낄 날이 올겁니다. 그 때가 되면 보호자님과 친구분에게 정말 깊이 감사하게 될겁니다.


8. 살아남읍시다. 이 ㅈ같은 세상 당장이라도 손목긋고 싶은 마음 압니다만, 인생에는 더 많은 소중하고 의미깊은 경험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믿어봅시다. 그냥 한번 그렇게 생각해봅시다. 살아서 그 날을 기다려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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