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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다멩2 시 파헤치기

다멩25e0ff
2019-03-26 20:27:47 308 5 7

낮달 


지하로 내려가면 

엄마의 세상이 있어

고동치는 탬버린에 

밤하늘이 울렁거려


짐승들의 포효소리처럼 

노래 소리가 울려 퍼져

엄마는 그 요란함 속에

점점 잊혀져가


나는 달빛 대신 일렁이는

미러볼의 빛이 싫어,

그래서 지하 대신 지상을 

향해 뛰어 들었어


나는 시퍼런 조각들과 함께

엄마를어둠 속에 가뒀고

그리고 지금, 난생처음으로

내 발 밑을 쳐다봤어


지하에 사는 사람은 

그만큼의 어둠이 새겨진다는데,

엄마는 저 깊은 심연

속으로 가라앉아 버려


지하로 내려가면

엄마의 세상이 있어

밤하늘은 달빛과 별빛으로 

강물을 이루는데,

정작 엄마의 밤하늘에는

별 한 점 없이 캄캄해


내 밤하늘에 있는 수많은 빛 조각들은

엄마의 사랑일까 

                                                     트위치 게임 스트리머 다멩2


모래 


아버지는 모래바람이 일렁이는 곳에 서 있다 그의 손가락 틈새로 모래 알갱이들이 우수수 빠져 나온다 


아이들이 놀이터 주위를 뱅뱅 돌며 깔깔 거린다 모래성을 쌓아올릴까, 누군가 소리쳤다 

모래는 바람모양으로 휘몰아쳤다 그치지 않을 것처럼 허여멀건 눈이 내렸다 아버지는 여전히 놀이터 

한 가운데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나는 아버지에게 다가가지도, 말을 걸지도 않았다 아버지는 주먹을 

꼭 쥔 채 모래 알갱이들이 빠져 나가지 않기를 바랐다 

 

이게 다 내 책임이냐,


서부 영화에 나오는 총잡이는 결국 마지막 적을 죽이지 못했다 마지막 적은 나였고 

나는 총잡이를 죽일 수 있었다 피가 튀었다 가슴 부근이 붉게 물이 든다 옆에 있던 

사냥 개가 연신 개소리를 했다 천천히 슬로우 모션 효과와 함께 그는 총을 떨어뜨렸다 

그러자 그에게 남는 것은 없었다 왔을 때와 같이 빈손으로, 총잡이는 총잡이였다 


아버지의 손가락이 하나 둘씩 펼쳐진다 숨을 천천히 쉴까 숨을 몰아쉴까 눈물이 날까 눈물이 나지 않을까

 검은 옷이 더 검어질 때까지 고민했다 펼쳐진 손바닥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아버지는 모래 알갱이들과 함께 서서히 이지러진다 이건 시야가 뿌연 탓일까, 

아버지가 흐려지고 있는 탓일까 잠에서 깼다, 창밖엔 눈이 오지 않았다, 대신 꽃이 피었다,


아버지가 떠났다


                                                                                                      트위치 게임 스트리머 다멩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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