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도네 했었던게 묻히는게 뭔가 아쉬워 문과감성을 약간 첨가해 재활용 해보았습니다.
역시 새벽갬성은 위험해....
겨울의 첫눈처럼 그녀는 내게 왔다.
전신을 파고드는 차가운 바람이 불던 그날, 그녀는 내 앞에 섰다. 좀 전까지 불던 바람은 어느덧 멈춰 있었고, 덕분에 근사하게 날리던 그녀의 머리칼은 차분하게 가라앉아 마치 부드러운 카펫처럼 보일 지경이었다.
가라앉아있던 감정이 소용돌이쳤다. 이성은 더할나위 없이 또렷해졌다. 정신을 차렸을 땐 어째서인지 도저히 그녀를 외면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이윽고 호기심은 설렘이 되었고 친숙함은 관심이 되었다.
꺼져가는 초저녁의 햇살을 등지고 그녀는 서 있었다. 더없이 순수한 미소. 흔들리는 흑색의 긴 머리. 코끝으로 전해져 오는 그녀의 향기. 그렇게 그녀의 모습은 한폭의 그림이 되어 나에게 오롯이 담겼다.
아... 겨울은 가장 싫어하는 계절이었지만 비로소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