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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급식 논란에 종종 휩싸여온 국방부가 식사 전반을 더 양질로 개선하는 동시에 장병들의 선호도까지 고려하기로 했다. 비인기 메뉴인 흰 우유는 줄이고, 가공우유와 주스 급식 등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6일 국방부가 발표한 ‘2023 국방부 급식방침’에 따르면 군은 농·축·수산물의 장병 1인당 1일 ‘기본 급식량’을 폐지하기로 했다. 대신 장병들의 선호도를 고려해 급식 품목과 수량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까지는 기본 급식량을 토대로 식단을 편성해야 했지만, 올해부터는 다르다. 장병들이 많이 남기는 콩나물은 줄이고, 더 잘 먹는 시금치 급식량을 늘리는 식이다

또 축산물 부위·등급별 의무급식 비율도 폐지된다.

예컨대 볶음용 돼지고기는 목심 15%와 앞다리 15%, 국거리용은 양지 63%와 사태 37% 등 의무 비율이 지난해까지 있었다. 올해부터는 이를 폐지, 장병들이 먹고 싶어 하는 부위와 용도를 자율적으로 선택해 급식할 수 있도록 했다.

군 관계자는 “부대가 예산 범위 안에서 장병들이 선호하는 삼겹살 구매를 늘리고 인기가 떨어지는 앞다리 같은 부위는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가공식품 브랜드도 늘리기로 했다.

올해부터는 두부류와 설탕, 천일염, 식용유, 가공우유 등 일부 가공식품이 다수공급자계약 품목으로 전환돼 부대별(사단급) 식단 편성 자율성이 확대됐다. 이들 품목은 작년까지 단일업체 낙찰에 따라 선택에 제약이 있었다.

국방부는 장병들의 선호도가 낮은 흰 우유 급식 횟수는 줄이기로 했다. 대신 가공우유와 두유, 주스류를 늘리기로 했다.

‘지역상생 장병특식’ 사업도 부대 여건에 따라 시행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주둔지 식당과 연계해 장병들에게 1인당 1만3000원 상당 외식 기회를 월 1회 제공하는 것이다.

장병들의 외식욕구를 충족하고 조리병들의 휴식 여건을 개선하는 동시에 지역사회와 상생하자는 취지로 시행키로 했다.

농·축·수산물 수의계약 비율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70%로 유지됐다.

앞서 국방부는 지난 2021년 발표한 군 급식 개선 종합대책에서 농·축·수협과 수의계약으로 하던 식자재 조달에 경쟁입찰 방식을 단계적으로 도입, 오는 2025년 이후 완전히 경쟁 방식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부대 인근 농민과 자치단체의 반발로 종합대책에 따르면 올해 수의계약 비율이 50%로 축소돼야 하지만, 작년 비율을 유지키로 한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수의계약비율 축소 보완대책이 미흡한 상황 등을 고려해 국무조정실 주도 부처 간 협의에서 수의계약비율 유지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장병 급식의 질 향상이 ‘전투형 강군’ 육성의 토대라는 인식에 따라 현대화된 조리기구 도입 확대, 병영식당 환경개선, 조리인력 근무여건 개선, 장병 급식비 인상 등 군 급식개선정책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