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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방송을 하시는 분들께 (장문충 죄송)

조연2
2018-04-19 11:20:41 1756 15 12

고민 상담 게시판이지만 비슷한 사정으로 고민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제 경험을 좀 써볼까합니다.


여기 다른 여러분들과 비슷하게, 저 역시 하꼬 방송인입니다.

(트게더에서 이 게시판 만드실 때, 이런 사정을 가진 사람들이 여기 모여들게 될거라고 생각하고 만든건진 모르겠어요.

아마 예상..했겠죠?)


일단 제 사정을 말씀드리자면..

정기적으로 열심히 방송한지는 1년 좀 넘었고, 팔로워분은 800분정도 됩니다. (요즘은 거의 늘지 않고 있어요ㅋ)

시청자는 활발할 때가 열분 넘는 정도?

먹고는 살아야하니까 당연히 전업은 아니고, 본업은 따로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방송 컨텐츠 구상에 쓸 시간이 충분하지도 않구요. 


성공담이 아니라서 얼마나 많은 분이 읽어주실지,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어요.

다만, 제 글에서 뭔가 힘을 얻거나 힌트를 얻으시는 분이 있을까 해서 써봐요.


저도 처음은 평범한 트수였습니다. 그땐 본업도 괜찮게 되고 있었고..그냥 하스스톤 배우고 싶어서 보기 시작했었죠.

그러다, 평소 말을 못하진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방송을 키기 시작했어요.

게임 하는 거, 만드는 거 엄청나게 좋아했으니까요. 

(게임 많이 할 핑계를 만들고 싶었던 것도 좀 있고...)


방송 처음 킬때 했던 생각은 그겁니다.


"처음엔 분명 아무도 들어오지 않을테니 몇시간이고 아무도 없는 곳에서 떠들어도 아무 느낌 가지지 말아야겠다."


근데 그 기간이 두세달정도 가더군요 ㅋㅋㅋ

트수짓하면서 끌었던 어그로로, 처음 방송 키기도 전에 50분 남짓한 팔로워가 있었지만 친분 있던 한두분 외에는 거의 들어오지 않았어요.

게임 안하고 프로그래밍 방송하고 있을때, 외국인이 와서 열줄정도 채팅 치신게 거의 첫 채팅이었죠.

첫 도네를 받은게 세달 정도 후였고, 그 이후에도 거의 채팅 없는 나날들이 계속됐고,

첫 정산도 반년 정도 걸렸습니다.


지금은 몇분 찾아오시는 분이 있지만, 방송하다 그런 분들이 잠들어버리고나면

예전처럼 아무 채팅 없는 방송이 될때도 있어요.

그러면 갑자기 급다운될때가 가끔 있더군요. 요즘은 그래도 극복한 편이긴 한데..

분명 채팅 없는거 각오하고 방송시작했고, 방송 시작할 무렵에는 각오도 했고 해서 다 괜찮았는데

있다 없으니까 갑자기 기분이 다운되는거예요 ㅋㅋ

(물론 시청자분들 채팅 많이치도록 하는 스킬이 없어서 그런거지만..)


자존감을 느끼고 싶어서 방송하시는 분들께는 그런 말씀드리고 싶어요.

사람은 욕심을 가지면 우울해지잖아요?

만약 한분, 두분과 소통하면서 방송해도 괜찮다, 즐겁다는 생각을 확고하게 가지고 있다면, 방송 키시면 본인의 생각대로 하실 수 있을거예요. 그런 방만 찾아다니시는 시청자분이 꼭 있거든요 ㅎㅎ

하지만 시청자가 늘었으면 좋겠다,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시면 훨씬 더 심하게 우울해지실겁니다.


방송 키고 곧 열분 스무분이 들어오고, 그 후 조금씩이라도 점점 시청자가 늘어나는 분은

그야말로 천재적인 방송 재능과 천운을 가지고 계신 분이 아닐까 생각해요.

거기다 방송 컨텐츠도 늘 고민하는 스트리머구요.


컨텐츠라는 것도, '이런것도 해볼까? 저런 건 특이하지 않을까?' 같은게 아니라..

정말로 시청자가 즐거워하는것이 뭘까를 알고 생각하고

게다가 자신이 방송 컨텐츠를 늘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청자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하는 배려까지 있는 분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방송하지 않을때, 그런 얘기를 들은적이 있어요.

지금은 위상이 많이 달라진 인터넷 방송인 대...님이 했던 말인데,

자기은 방송할때 그때 그때 적합한 드립을 치려고 드립이 적힌 포스트잇을 벽에 수없이 붙여놓고 방송을 했었다는 얘기요.

개그맨 이윤석씨도 집 컴퓨터에 수많은 드립과 에피소드가 정리되어있다는 말씀을 하신적이 있죠.


누구나 하는 이야기, 

대기업보다 하꼬 스트리머를 보러가야할 이유가 뭐냐, 

그분들이 아닌 당신을 선택할 당신의 강점은 뭐냐, 

비슷해선 안된다, 그분들보다 웃기고, 게임 잘하고, 더 많은 준비를 해야 보러올까 말까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아요.

누구나 강점이 다른 법이고, 뭔가 자신만의 차별성이 있다고 이미 생각해서 방송을 키신 것일테니까요.


다만, 멘탈은 더 좋아야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대다수의 스트리머분들은 팔로워, 시청자가 느는 속도가 자신의 욕심보다 절대로 느릴겁니다.

웬만큼 늘어도 더 큰 욕심이 생기게 마련이고요.

안절부절하게 될수도 있고,

방송이 흔들릴수도 있겠고, 몇분 안되는 시청자들과 방송 컨텐츠와 방송의 성장을 논의하는 일이 생길수도 있을겁니다.

(제 경험엔 그건 무조건 안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이왕 방송 켰으면 

시청자 여러분께 부담드리지 말고

그냥 그 분들 즐겁게 해드리는거만 생각하면 어떨까해요.

그분들은 놀러오시는거잖아요.


전 대기업이 무대위의 연예인이라면, 작은 방송은 조그만 바의 바텐더 같은거라고 생각합니다.

(바텐더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발할라 개꿀잼 꼭 하세요 두번 하세요)

그보다 좀 더 커지면 장마당의 광대패같은 느낌?

가끔 방송하면서 그런 생각이 들때가 있거든요.

내가 바의 바텐더라면 손님이 마음 편하게 자주 올까?

장마당에서 광대짓을 해도 다른 광대보다 더 재밌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인기를 얻을수 있을까?

별로 자신 없더라구요. 

지금 이순간에도 저보다 말 잘하시는데도 팔로워 적지만 열심히 방송하시는 분이 엄청나게 많구요.

그저 전 온라인이라 쉽게 보고 덤빈것 뿐이지.


어떤 경로로 들어오셨든, 호스팅을 통해서라도, 

들어온 시청자 100분 중 한분이라도 내 방송을 다시 찾는다면, 그건 엄청난 숫자라고 생각합니다.

욕심을 가지는 것은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지나친 욕심으로 스스로 실망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근데

쓰다보니 횡설수설에 쓸데없이 길어졌네요.

장문충에 뻔한 얘기 꼰대질 죄송합니다 ㅋㅋ

방송관련 의견 교환 환영이예요


트게더 포인트 10 개꿀~ 

오늘도 방송 광고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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