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겸 0

안녕하세요.

1주년을 맞이하여 이런 인사를 드릴지 생각은 못했지만 이렇게 얘기를 전하게 되었네요.

하루를 쉬면서 오랜만에 나만의 시간을 갖고, 여유도 부려보았어요.

처음엔 아르바이트하다가 넌 사람들과 말하는 걸 참 좋아해보인다고 말해준 친구의 추천으로 방송을 키게 되었어요

단지 작은 취미로 남아있을 줄만 알았는데..

방송을 하며 여러 소중한 추억들도 많이 갖게 되고 점점 욕심이 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년이라는 시간이 벌써 지나가 버렸네요.

하루 중 30분 정도 차지하던 방송이 어느 순간부터 제 생활 전체를 차지하며

아르바이트를 하든, 밥을 먹든, 친구를 만나든 늘 방송생각에 설레어 왔어요.

서투르게 시작한 방송일에 조금씩 해나갈 수 있도록

손을 잡고 이끌어준 착한 도비들 덕분에 

하나씩 방법을 알아가고 그 손길을 따라 바뀌는 모습도

조금씩 나누는 얘기들도 정말 행복했어요.

그치만 항상 행복할 수는 없다는 말이 있잖아요.

그만큼 방송을 하게 되면서 눈물도 많아지게 되고 

알게모르게 뒤에서 많이 울음이 멈추지 않아 곤란했던 적도 많았던 것 같아요.

처음엔 사람이 좋아서 찾게 된 방송이었어요. 

분명 좋은 도비도 많았고 앞으로 더 많은 도비들을 만나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언제부턴가 협박메시지도 받게 되고 안 좋은 얘기도 듣게되면서

조금은 무서워지기 시작했어요.

점점 이대로 말하는 대로 되면 어떻게 하나.. 

그땐 어쩌나... 라는 수많은 의심과 불안을 견디며,

제가 할 수 있는건  버티는 것밖에 없는 것 같아서

그냥 꾹 참고 방송을 직진하듯이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점점 기댈 곳을 잃어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이대로 제가 아픈 걸 참고 방송을 한다면 스스로를 더 힘들어지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이 들어요.

부러지면 붙는 뼈 같은 거라면 좋겠지만 그런 게 아니니까요.

그래서 상처의 흉이 무뎌질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다만 그 시간이 조금은 오래 걸릴 수도 있어요.

그래도 언젠간, 계절 계절 지나가다

추운 봄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햇살 좋은 따스한 봄에

우리 다시 마주할 날이 올 거라고 믿어요.

소소한 얘기에 같이 웃고 떠들고

늘 방송에 힘낼 수 있도록 옆에서 지켜주고

좋은말을 가득 담아 건내어 준

우리 도비들 모두 고맙고 사랑해요.

그런 마음을 이렇게 단 한 장의 글로 전달하게 되어서 정말 미안해요.

많이 좋아하고 고마워요.

사랑해요. 다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