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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하늘나루터 2019.12.11 완성 단편소설 주제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트리, 이별, 추억

하늘_나루폴라_리스
2020-01-14 20:33:49 390 0 1

"……헤어지자."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날, 그녀와 이별하기로 하였다.


그녀에게 고백했던 게 크리스마스 즈음이었을 텐데 크리스마스가 올 때 내 입에서 헤어지자는 말이 나오다니, 참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별 전 짐정리.


서로 떨어진 채 말없이 서로의 짐을 싸던 도중, 수납장을 열자 안에서 금색의 방울이 굴러나왔다.


"이건?"


구슬이 나온 수납장을 확인해보니 크리스마스 트리 세트가 어지러이 쌓여 있는 상자가 있었다.


작년 크리스마스가 끝나고 새해가 지나고 2월이 될 때 동안 방치하고 있다가 치우기 귀찮아서 대충 박아놓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상자를 내려다보며 이건 어떻게 처리해야할까 고민하고 있을 때 여자친구가 다가오더니 트리가 담긴 상자를 보고는 말했다.


"우리, 이거 만들래?"


이별하기 위해 짐을 싸는 중에 그게 무슨 소리냐고 말하려고 하였지만, 여자친구의 차분하게 가라앉은 눈을 보고 트리를 만들기로 하였다.


트리용 나무를 세우고 서로 떨어진 채 장식을 달기 시작했다.


상자 안으로 손을 뻗어 아무 장식이나 붙잡고 꺼내고 나니 나도 모르게 '어?'라고 말했다.


"이건 그거잖아?"


"3주년 기념으로 샀던 산타인형이네?"


그녀의 대답을 들은 나는 흠칫 놀라버렸다.


산타인형을 보자 그녀와 헤어지기로 했었다는 걸 잊어버렸다는 사실에 놀랐었다.


그런 내 태도에 그녀는 짓궃은 미소를 지으며 조개장식을 들어보이며 말했다.


"이건 뭔지 기억 나?"


"……여름에 바다여행 갔다가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좋아보인다고 샀던 거 아니야?"


엉겹결에 대답하면서도 그녀가 왜 저런 질문을 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서랍 안에 넣어놓고 깜빡 잊었다가, 크리스마스가 다 끝나고 나서야 발견했었잖아."


그녀는 태연하게 대답하며 조개 장식을 트리에 달았다.


상자 안에서 장식들을 꺼낼 때 마다, 그녀와의 추억들도 머릿속에 하나 둘 떠올랐다.


처음에는 잊어버리려고 하였지만, 어느샌가 그녀와 장식을 고르며 추억들을 되새기고 있었다.


"이건 서로 다른 걸로 사자고 싸우다가, 결국 가게 사장님이 골라주셨던 거지?"


"맞아. 그 때 생각해보면 둘 다 사면 되는 거였는데, 왜 그랬던 걸까."


"그거야 네가 고집 피워서 그런거잖아."


"뭐? 그건 너도 마찬가지였잖아."


"하하, 그랬나?"


마치 과거의 그 때로 돌아간 것 처럼, 그녀와 웃으며, 대화하며, 서로 장난도 치며, 트리는 장식되어갔다.


모든 장식을 달고, 마지막 하나 남은 하얀 별 장식.


하얀색이 좋다던 그녀가 처음으로 크리스마스를 지낼 때 샀었던 장식.


이제는 때가 타 색이 바래져가는 하얀 별을 잠깐 내려다보던 그녀는 트리 맨 꼭대기에 하얀 별을 올렸다.


트리의 전구에 불을 켜고 반짝이는 불빛 안에서 나와 그녀는 한동안 말없이 트리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생각보다, 좋은 추억이 많았네."


"그러게."


내 대답에, 그녀는 조용히 날 올려다보며, 웃어 보이며 말했다.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그녀의 미소에 나도 웃으며 말했다.


"나도, 행복하게 해줬어서…… 고마워."


다음 날, 그녀는 자신의 짐을 가지고 떠났다.


그녀라는 절반이 사라져버린 집.


하지만, 슬프거나 아프지는 않았다.


그 빈자리는 그녀와의 추억이 담긴 트리의 빛으로 가득 차 있었으니까.


"고마워…… 정말로."




=====

=====


어떠한 이유이던지, 우리는 살면서 사귄 많은 인연들과 헤어지게 됩니다.

이별의 아픔은 크고, 깊고, 우리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랫동안 괴롭게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사람을 만나고, 인연을 이어가는 이유는 그 사람과의 추억이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이 아닐까요.

누군가와 헤어지더라도, 슬퍼하거나 아파하지 말고, 그 사람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행복을 바래줄 수 있는 이별이 가장 좋은 이별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시험 방송 중이라 방송시간이 규칙적이지 않으나, 혹시라도 보게 된다면 찾아와서 대화나누면 좋겠네요.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써드리는 방송, [모솔인생=살아온 인생]의 글쟁이 하늘나루였습니다.





솔로천국 커플지옥.


방송링크: https://www.twitch.tv/akaba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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