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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시 12시를 기르신 하나님

Moderator 유리는매일내일
2019-12-28 01:09:16 307 0 0

우리가 태어나기 직전에 자라났던 나라들을 떠올려보면 그곳에서 살아온 과정들은 불에 달구어도 타지 않을 만큼 축축합니다. 그 축축함에 눈물은 계산되지도 않았습니다.


어느 날이 되었던 간에 하나, 둘, 넷, 셋 하고 서로를 지나칠 정도로 성급한 비, 평생 소식으로만 마주친 강풍을 동반한 날씨가 지나친 어느 나라들의 주민들을 흘려보낸 쓰나미, 생애가 아득해지면서 그 긴 나이를 작은 기억들로만 채우고 여백에는 보살핌만이 가득하게 절뚝거리게 된 시간에 갈구했던 음료수들, 그것들을 흘려보낼 만큼 환생은 충분히 길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앞에 또 문을 두드려봅니다. 13시를 길러보실 생각은 없냐고, 그러면 12시를 기르는 데에도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고, 그 탓에 우리의 안에 찬 물을 빼내는 방법을 강구하지 못 해 자신이 없다며 한숨을 내쉰 뒤 만나로 빚은 술을 꼭 그의 손가락만큼만 채워 마시는 사이 문은 또 딛히고 방은 또 하나님을 혼자 놔두게 됩니다.


곧 12시가 오면(아니, 12시는 아닐 지도) 또다시 어느 나라들에 발을 뻗겠고, 제 삶이 일찍이 길거리에서 고개 처박게 되든 가라앉을 정도로 앉아서 사는 생애에 익숙해지게 되어 어느 심연에 다다르게 되든 또 제 이전의 삶들이 흘려보내는 물들 때문에 물들이 태어나 또 버둥거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삶은 홍수라 할 수 있습니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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