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바라보다
문득 혼자임이 느껴지며
가까운 이들이 가장 멀다고 느껴질
작은 떠돌이 고양이 한 마리를 보다
눈물이 납니다
의심으로 가득한 그 몸짓 하나하나
조심스런 발걸음 하나까지
부러워 바라봅니다
무심한 고양이 한 마리
허기도 지워버린 길 위로
뿌옇게 어리는 얼굴들
배고픈 고양이의 발걸음이
더 사뿐해집니다
그리운 이가 사라진 하늘에는
별도 달도 뜨지 않았는데
담장 위로 지나는 궁금한 고양이 한 마리만
걷다 사라집니다
그 길 끝 깁다 기우다 헤진 인연들이
소리 없이 지고 있습니다
고양이 발걸음보다 더 짧고 가볍게
그 흔적 지우며 떠납니다
바라보는 시선 떨림 알지 못한 채
-정영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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