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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3/27 오늘의 일기. 문과감성 장착

유혈목이c65ba
2018-03-28 02:58:30 283 2 1

그녀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 3시간이 넘게 켜놓은 트위치를 바라보며 즐기는 약간의 여유. 언제나처럼 설렘을 안고 의자에 몸을 파묻어본다. 창밖으로 들리는 귀를 긁어대는 자동차 소리마저 누군가의 연주처럼 들릴 정도로 충만한 기분. 나는 평소에 잘 하지도 않는 콧노래를 흥얼거려보았다.



아직 시간은 충분히 남았지만, 오늘따라 유달리 가슴이 진정되지 않았다. 어제는 짧방을 했으니 오늘은 조금 더 길게 방송을 볼 수 있겠지? 커지는 기대감. 짙어지는 설렘. 어떻게 하면 이 느낌을 설명할 수 있을까? 현실과 허구의 경계가 무너지는 통증과도 같은 인지의 혼란. 그것은 말하자면 일종의 두려움일까? 너무도 투명해서 바닥이 훤히 보이는 연못에 발을 담그자 머리끝까지 물속으로 곤두박질치는 느낌. 이런 말도 안 되는 비유를 쓸 수밖에 없는 자신이 한없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기분.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 시간은 꾸준히 흘러 어느덧 방송시간에 다가왔다. 기대는 극에 달하고 행복함이 온몸을 감쌌다. 아니, 그래야 할 터였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방송이 없다는 한 줄의 메세지뿐.



아.... 알고 있다. 이해할 수 있다. 분명히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이성적인 판단과는 모순되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도저히 주체할 수가 없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런 나를 진정시킬 수 있을까?



끝없이 되뇌는 질문. 하지만 답은 나오지 않는다. 끝없이 끝없이 가라앉는다. 공허함에 삼켜져버린다. 생각하는 것마저 할 수 없게 되어서, 그저 아무것도 없는 천장만 멍하니 바라볼 뿐이다.



한숨을 내쉬었다. 그간 살아오면서 한가지 깨우친 것이 있다면 이렇게 기분이 엉망진창일 땐 잠을 청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사실이다. 자고 일어나면 분명 지금보다 한층 더 나은 기분이 되어 있을 것이다. 분명 그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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빤스런 실화냐? 반성해라 스트리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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