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첫눈을 보고 설렌 적이 없었다.
그래도 멀리서 보니 참 아름답더이다.
나는 첫눈을 보고 다가갈 수 없었다.
그래서 멀리서 보니 참 아름답더이다.
시린 바람을 안고 다가오는 모습을
가득 안아주고 싶어서 다가가면
이내 사라지는 모든 순간들,
차디찬 미련만 남기고
그렇게 떠나가더이다.
나는 첫눈을 보고 설렌 적이 없었다.
그래도 멀리서 보니 참 아름답더이다.
다시 돌아올 순간을 기다리는 건
봄이 흘리는 꽃내음과
여름이 쏟아내는 풀내음
그리고 가을이 지나간 흔적까지
길고 긴 그리고 머나먼 시간들이 지나서야
비로소 만날 수 있는,
나는 첫눈을 보고 다가갈 수 없었다.
그래서 멀리서 보니 참 아름답더이다.
그래, 첫눈은 돌아오는데
너는 내게 돌아오지 않더구나.
첫눈 - MAYMARCH
2019.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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