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0

아마 주워진 시간이 15분 10분 5분정도 였던걸로 기억합니다

대학에 들어오면 이제 어느정도 수준이 된다는게

입증이 되니까, 더이상 사실적인것을 미친듯이 추구하진 않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그림그리는 사람이 만약 10명이다 하면

9.9명은 잘 그리는 법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다들 잘 그리니까 약간의 차이만 있는 

잘 그린 그림만 나올텐데

그럴 경우 경쟁력이 거의 없고 의미가 없겠죠

그저 테크닉만이라면 시간을 투자하면 누구나 배울 수 있으니

그래서 테크닉이 아닌 자신만의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고

교수님이 말씀하시더라고요

1학년 1학기때 했던 유화 누드드로잉은

그 다른 것을 찾아내기 위한 수업이었습니다

있어보이는 붓터치, 사실적인 묘사, 이쁜 색

이런 테크닉적인거 하지 말고

검정 하양 빨강 노랑 계열의 4가지 색만으로

짧은 시간 내에 인체를 보고

인체의 형태의 굴곡과 밝은면과 어두운면만 신경써서

그리다보면 우연적인 자신만의 터치가 나온다

그 터치를 해야 한다 말씀하셨습니다

무슨말인지 모르시겠다고요?

저도 무슨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농담이고요

우리가 대상을 보고 종이 위에 그림을 그릴 때

입시때는 대상과 그림 둘 다 신경썼지만 (그림이 더 비율 높음)

이제는 그림을 보지 말고 

대상만 본 채로 그려야 한다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그리고 있는 그림을 보고 그림을 그리면

100퍼센트 잘 그리기 위해서, 잘 그리고 싶어서

테크닉이 들어가는데

그리는 도중 그림을 거의 보지 않고

대상에만 집중한 채로 그림을 그리면

그 우연한 터치로 인하여 그림이 바뀐다

이런 말입니당

얼추 이해는 가지만 어떤게 우연적인 터치인지

우연적인 터치를 내기 위해 우연적으로 보이는 인공적 터치인지

그걸 구분할 정도로 아직 제가 그림에 능숙하지는 않습니다

이제 겨우 1학년이니까요

뭐 앞으로 살고 배우고 경험하면 알게 되겠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