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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시 리 헌트-자파르(Leigh Hunt-Jaffar)

Moderator 유리는매일내일
2019-11-08 16:23:25 251 0 0

Shelley, take this to thy dear memory;—To praise the generous is to think of thee.
셸리, 이 시를 그대의 소중한 기억으로 가져가시오.
관대함을 찬양한다는 것은 그대를 생각한다는 것이오.

JAFFAR, the Barmecide, the good vizier,
자파르, 바르메시드 가문의 고관대작이여,
The poor man’s hope, the friend without a peer,
가난한 이의 희망이여, 동지가 없는 친구여.
Jaffar was dead, slain by a doom unjust;
그는 죽었다, 부당한 파멸에 학살당해서.
And guilty Haroun, sullen with mistrust
그리고 죄가 있는 하룬은, 무엇이 좋은가에, 심지어 무엇이 나쁜가에 대해서
Of what the good, and e’en the bad, might say,
그마저도 의심이 들며 우울해하여 이렇게 엄포했다.
Ordained that no man living from that day
"명하기를, 그날로부터 살아있는 자
Should dare to speak his name on pain of death.
그들은 모두 죽음의 고통 앞에서 자신의 이름을 감히 대려고 해선 안 되노라."
All Araby and Persia held their breath;
모든 아랍인들과 페르시아 사람들은 숨을 삼켰다.

All but the brave Mondeer: he, proud to show
다만 용감한 젊은이:그는 자랑스럽게 보이기를,
How far for love a grateful soul could go,
감사하는 정신이 얼마나 멀리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를.
And facing death for very scorn and grief
그리고 매우 경멸스럽고 두려운 죽음을 직면하였기에
(For his great heart wanted a great relief),
(그의 그 위대한 정신은 커다란 위안을 얻고 싶어했기에),
Stood forth in Bagdad daily, in the square
바그다드의 광장 앞에 매일 서 있었다
Where once had stood a happy house, and there
언젠가 행복한 집이 서 있던 바로 그곳이었다.
Harangued the tremblers at the scymitar
그리고 그곳에서 샴쉬르에 떨던 사람들에 대한 장광설을 늘어놓았는데,
On all they owed to the divine Jaffar.
그들은 모두 신성한 자파르의 은혜를 입었던 이들이었노라.

“Bring me this man,” the caliph cried; the man
"이 남자를 데려오라", 칼리프는 울부짖었다.
Was brought, was gazed upon. The mutes began
남자는 데려와져, 고개를 들어올려졌다. 침묵은
To bind his arms. “Welcome, brave cords,” cried he;
그의 팔을 옥죄어갔다. "환영합니다, 용감한 끈들이여." 그는 울었다;
“From bonds far worse Jaffar delivered me;
"이보다도 지독했던 족쇄로부터는 자파르가 저를 구원하였습니다.
From wants, from shames, from loveless household fears;
욕망으로부터, 부끄러움으로부터, 사랑이 없는 가정에서의 두려움으로부터.
Made a man’s eyes friends with delicious tears;
그것이 그 남자의 눈이 달콤한 눈물을 맞게 하였습니다.
Restored me, loved me, put me on a par
저를 재생시켜주었으며, 사랑해주었으며, 그의 위대한 모습과
With his great self. How can I pay Jaffar?”
같은 선상에 놓아주셨습니다. 전 자파르에게 어떻게 보답해야 합니까?"

Haroun, who felt that on a soul like this
하룬은, 이런 영혼 앞에서는
The mightiest vengeance could but fall amiss,
가장 강력한 복수마저도 실패할 것이라고 느껴
Now deigned to smile, as one great lord of fate
이제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위대한 하나의 운명의 신이
Might smile upon another half as great.
다른 하나에게도 그 위대한 웃음을 지어줄 것이기에.
He said, “Let worth grow frenzied if it will;
그는, "그 가치라는 것이 날뛰려한다면 그대로 놓아주겠노라.
The caliph’s judgment shall be master still.
칼리프의 결정은 여전히 위대하기 때문이노라.
Go, and since gifts so move thee, take this gem,
가거라, 다만 선물이 있으므로 와서 이 보석을 가져가거라.
The richest in the Tartar’s diadem,
타르타르의 왕관에서도 가장 값비싼 물건이노라.
And hold the giver as thou deemest fit!”
그리고 그대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그러듯 이것을 준 사람을 안아주거라!"라고 했다.
“Gifts!” cried the friend; he took, and holding it
"선물을!", 친구는 울었다.
그는 그것을 받고, 꼭 쥐었다.
High toward the heavens, as though to meet his star,
그리고 천국을 향해 높이, 그의 별을 만나려는 듯이 들어,
Exclaimed, “This, too, I owe to thee, Jaffar!”
외치기를, "이것, 이마저도, 저는 그대에게 빚졌나이다, 자파르여!"


*제가 천일야화를 다 안 봐서인지 모르겠지만 Mondeer에 대한 검색 결과로 나오는 게 없어서 지방 이름 중에 비슷한 게 있는데 뜻풀이가 '젊은이들의 무리'라서 젊은이로 번역했습니다. 오류라면 댓글로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Barmecide는 허울뿐인 이득을 베푸는 자라는 뜻도 있습니다만 여기서 Barmecide는 가문입니다.

*시 이전의 서문에서 언급되는 '셸리'는 시인 파르시 셸리로 리 헌트에게 많은 금전적 도움을 주었던 생전의 친구였습니다.


아라비안 나이트(천일야화)를 보신 분이라면 하룬이 자파르를 부려먹는 걸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이건 사실 실제 역사로, 하룬 알 라시드는 재위 시절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던 자파르의 가문을 몰살시켜 강력한 왕권의 자리를 확보했습니다.


다만 하룬 알 라시드는 생전에 꽤 좋은 정치적 수완을 보였기에(이것이 시대적 환경이 따라준 우연이므로 과대평가라는 설도 있습니다만) 이 시에서 노래하는 하룬과 자파르의 관계는 역사 위에서 둘만의 관계에 기반해 시상을 설계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이 시에 노래하는 자파르의 이미지는 일종의 구원자입니다. 많은 이들의 영혼을 구원하는, 절대자이죠. 그런 자파르를 죽인 하룬은 영혼의 갈등에 빠져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며 다스립니다.


이 시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그런 부당함에 대한 저항이 직접적으로, 그러니까 물리적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다만 말로, 서서히 드러나죠. 젊은이, 그리고 붙잡혀온 이. 그리고 하룬을 비판하는 게 아니라, 그저 자파르를 찬양할 뿐입니다.


이들은 자파르의 영혼을 찬미합니다. 젊은이의 의견을 묵살시킬 정도로 공포정치를 하던 자파르는 죽음 앞에서도 자파르를 찬미하는 붙잡혀온 이의 찬가에 드디어 영혼 속에서 패배를 직감하기 시작합니다.


구원자란 무엇입니까? 적어도 여기서 종교적 의미를 원천적으로 배제한 채로 '구원자'의 이미지를 논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구원자에 대한 추종은 그 자체로 종교의 형식을 띠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구원자란, 영혼을 일깨운 사람입니다. 구원자란, 희망의 증표입니다. 구원자란, 내 인생의 버팀목의 증언이요, 방향표입니다. 구원자가 신성을 입었는가는 알 수 없지만 구원자의 뒷편에서 스며나오는 후광을 우리는 어떻게든 구현(내지는 그렇다고 착각)하여 뇌리 속에 자라나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파르라는 구원자에 대한 구원을 입은 이들의 신앙은 절대적입니다. 하지만, 신앙이 모든 상황에서 영원할 수는 없습니다. 두려움은 본능입니다. 사랑은 본능입니다. 결국 감정은 본능입니다. 뭇 사람은, 결국 현실이 생생하게 안겨주는 그 본능의 덩어리 속에서 뇌리의 의식을 잊어버리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구원은 분명 신성하기에, 모두 굴복시킬 수 없습니다. 결박마저도 더 큰 결박으로부터 풀려난 그 날을 상기시키는 단초가 될 뿐입니다. 적어도 종교를 가진 분들은, 자신의 힘든 나날 속에서 기도를 해보며 나날의 절망을 벗어난 순간에 엑스터시를 느끼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가장 큰 위협들마저도 오히려 스스로 두려워하며 회유책을 쓰게 됩니다. 그것이 더 큰 칼날입니다. 다이아몬드, 권좌, 영예로움, 우리는 위대함이 다가서는 속도보다도 그 속물들을 맛보고 싶은 욕구의 속도가 더 빠릅니다. 이것은 타락이 아닙니다. 우리라는 존재의 본질입니다. 허망한 본질.


하지만 우리가 보았던 후광은 어떤 전해지는 말이 아니라 분명히 보았던 것이므로 우리에게만큼은, 실체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 실체는 빛으로 뻗어나가 세상을 덮을 것입니다. 막는 것 없이.


오늘은 당신에게 인생에서 가장 큰 도움을 주었던 사람을 떠올려보십시오. 그리고 그에게 모든 것을 빚지노라고 생각해보십시오. 어쩌면, 그의 후광이 느껴질 수 있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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