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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광쇼 스페인어 그녀

medic2312
2019-09-30 23:44:31 255 0 0

3학년 2학기가 시작한 어느날 이었습니다. 터벅터벅 스페인어 수업으로 향하는 제 발걸음은 무엇보다 무거웠습니다. 집에 가고싶다라는 외침을 5천번쯤 할즈음, 수업에 도착하였습니다. 스페인어 수업은 스페인어로 진행이 되었고, 스페인어를 1도 모르는 저로써는 당황할 따름이 었습니다. 내가 알아듣지 못해도 수업은 진행되고 있었고, 알아들은 거 하나도 없이 첫 수업이 끝나도 말았습니다. 

다음주가 같은 시간, 이정도 고민하면 이 수업을 듣지 말자 하고 생각할 즈음에 반에 도착했고 조금 늦게 도착해서 문이 닫혀있는 강의실 앞에 우두커니 섰습니다. 집에 가고싶다를 5번 속으로 외친 뒤 메다닥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바로 보이는 빈자리이에 앉아 허겁지겁 공책과 펜을 꺼내고 고개를 숙이고 앉았습니다. 당연하게도 수업은 알아듣지 못했고 이 수업을 듣지말자 하고 마음을 먹은 찰나, 옆자리에서 포스트잇이 하나 건너왔습니다. 도움이 필요하니? 라고 적은 포스트잇을 잠시 멍하니 쳐다보다 옆자리를 보니 외국인이 싱긋 웃으면서 저를 보고 있었습니다. 평소에 낯을 많이 가리는 저는 얼굴도 쳐다보지도 못했지만 고개를 끄덕였고, 노트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한국어가 조금 서투른지 천천히 저에게 하나씩 가르쳐 주었습니다. 수업이 끝났고 저는 처음으로 스페인어 수업을 들을수가 있었습니다. 고마운 마음에 이름을 물어보려 고개를 돌렸을땐 이미 가버리고 없었습니다. 

그 다음주, 이번엔 반드시 고마움을 표현하리라 다짐하고 수업을 평소보다 일찍 들어갔습니다. 그 외국인이 앉아있더군요. 조심스럽게 옆에 앉아서 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준비했던 말, 수업 도와줘서 고맙다, 혹시 괜찮으면 앞으로도 도와줄수 있느냐, 하고 떨리는 목소리와 마음으로 물어보았습니다. 그녀는 수줍게 웃으면서 알았다고 했고,  그때부터 스페인어 수업을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녀와도 조금씩 가까워졌습니다. 장난도 치기 시작했고, 같이 공부하고, 같이 밥먹고, 둘이 같이 보내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늘어났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중간고사를 준비하자며 집으로 초대를 했습니다. 생애 첫 여사친 집 방문을 앞둔 저는 가슴이 너무나 뛰었습니다. 옷을 뭐 입어야 할지, 집으로 초대는 어떤 의미인지... 괜시리 이상한 생각들이 나는거를 간신히 재쳐두고 집으로 갔습니다. 

초인종을 누르니 짧은 아디다스와 나시를 입고 있는 그녀가 나와서 환영해 주었고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녀의 방은 환상 그 자체였습니다. 청소도 잘되어있었고, 책상위에 책들과 필기도구들이 가지런히 놓여있었습니다. 내가 상상했던 여자의 방 그 자체였습니다. 괜시리 두근거리는 마음을 추스른체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책상 옆에 그녀가 자는 침대가 있더군요. 이곳에서 그녀가 자는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여러가지 상상의 나라로 빠지게 되었고 내 엄청난 성욕에 "남자네" 하는 뿌듯함과 현타가 동시에 왔었습니다. 나는 쓰레기다 생각하고 있을쯤 포스트잇이 넘어왔습니다. "무슨 생각해?"  

빨개진 얼굴로, "미안 이제 공부하자" 라며 공부를 하려던 순간. 여사친이 손을 어깨에 얹었습니다. " 내 침대보면서 무슨 생각한거야?"  "무.. 무슨 소리야. 아무생각 안했어 공부나 하자..."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요동치는 생각과 자진모리 장단을 치고 있는 심장을 진정시키려 애국가를 속으로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여사친이 화장실 다녀오겠다며 방을 나갔고 저는 안심하며 립싱크로 애국가를 2절 까지 열창을 하였습니다. 3절을 부르려고 할때 여사친이 옷장에서 셔츠를 가져와 달라며 부르더군요. '아니 이건 뭐지?' 하며 찾아서 갔습니다. 화장실문을 노크를 하니 문이 조금 열리고 여사친이 손을 쑥 내밀었습니다. 셔츠를 손위에 올려놓으려고 하자 갑자기 여사친이 제 손을 잡고 화장실로 저를 떙겼습니다.

문이 닫히고 저는 코너에 몰려있었습니다. 여사친은 옷을 다 입고 있었습니다. 첫 여사친 집 방문에 두근거렸던 제 심장은, 박격포를 날리고 있었습니다. 그때는 기대감보다, 혼란과, 무서움이 더 컷었습니다. 여사친 얼굴도 볼수 없었고 제 시선은 바닥에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그저 집에 가고싶은 마음만 가득했던 그때, 여사친이 귀속말로, " 나 너랑 하고싶어" 라고 속삭였습니다. 너무 벙찐나머지 저는 입을 벌린채로 그저 그녀를 쳐다보았습니다. "너는 나랑 하고싶어?" 다시 속삭였고, 저는 찐따같이, "한번도 해본적 없어" 라고 대답했고 그녀는 "나도" 라고 대답하며 키스를 했고. 여러가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여사친 아니 여친과 같이 살게 되었고, 곧 있으면 스페인으로 신혼여행을 갑니다. 스페인어 수업이 아니었으면 저는 여친을 사귀지 못했겠죠. 여러분 모두 스페인어 들으세요. 스페인어는 시원스쿨.

참고로 이글은 주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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