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참 많이도 옵니다. 집에 있는 반찬도 변변한 게 없으므로 내일 먹을 것들이랑 오늘 점심으로 먹은 라면을 사는 데에 돈을 쓰러 간 것 외에는 온통 집에 쳐박혀서 이것저것 했습니다.
오늘 <디에고 벨라스케스>를 다 읽었는데 예술책들 특유의 단점이 약한 겉표지입니다.
읽을 때 빼고는 놔두기만 놔뒀는데 이 모양이 됐습니다. 도서관에서도 유독 예술책들이 찢어지거나 겉표지가 맛이 간 게 많습니다. 출판사들이 달리 적절한 방법을 못 찾은 건지 아니면 대책이 진짜 없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아예 다 읽어버리면서 느끼는 건 회화에서 느껴지는 질감이라는 건 상상하던 것보다도 더 많은 요소들이 결합된 결과물이라는 것입니다.
(출처:http://m.ohmynews.com/NWS_Web/Mobile/img_pg.aspx?CNTN_CD=IE001826587#myModalLabel)
인노켄타우스 10세의 초상을 그린 것인데 교황의 표정인데도 절대적인 온건함보다는 더 사실적인(사실 교황은 처음에 이 사실적인 요소 때문에 좋게 안 봤지만 차후에 결국 인정했다고 합니다) 인간의 표정을 느낄 수 있는데 꽤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문제의 작품 <시녀들>(내지는 <왕가>)
작가 본인(가장 왼쪽)과 그가 그리고 있는 판일 아주 커다란 캔버스가 있고 물론 왕가의 그림이니(벨라스케스의 일생은 궁정화가의 삶이 항상 펼쳐져 있었으므로) 공주가 있고 그 옆으로는 시녀가 있는데 오른쪽 시녀의 오른쪽에 두 기괴하게 흐릿한 인물들, 그리고 열린 문 뒤에 사내 등 왕가의 그림인 것치고는 미스테리가 많습니다. 현대 연구로는 일반적인 왕가의 일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하는데 그렇더라고 파헤칠 거리가 많아보입니다
그 외에도 위의 <브레다의 항복>이 전쟁 그림인 것치고 꽤 인도주의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벨라스케스의 그림에서 묘사된 사람은 비록 그 사람이 난쟁이, 동물일지라도 일반적인 사람과 1:1의 관점으로, 동등한 인격으로 그려졌다는 것은 생각해볼 만했습니다.
(사생활 쪽으로 줘야 할 월급을 안 줬다는 사생활 쪽으로 좀 어두운 부분은 어쩔 수 없이 비판해야겠으나 이런 이야기는 다른 곳에서 해도 될 테니)
또 <전례를 위한 음악, 음악을 통한 전례>를 비종교인임에도 샀던 목적인 부분을 오늘 드디어 읽었습니다.
이 노래 듣고 꽂혀서 뒤적이다가 산 건데 <신곡>도 그렇고 중세 라틴계열 번역은 아무래도 시대가 시대이니 한국식으로는 시조랑 비슷한 구조로 자주 치환되더군요. 시조집도 하나 사서 읽어봐야 읽기 편할 것 같습니다. 어째 책 하나 읽는 데에 지식을 들이부어야 되는 게 요즘 좀 늘어납니다... 빈둥댄 시간이 많은 탓이련지... enjoya2Sad enjoya2Sad
이 노래의 첫 7구절들의 원래 순서대로 첫 글자들을 합치면(노래에선 일반적으로 7구절 다를 안 쓰고 3~5구절 정도) ERO CRAS로 성령의 재림을 확신한다는 의미라고 합니다.(그래서 12월 17~23일까지 불러서 25일에 재림을 축하한다는데 전 비종교인이니 25일은 크리스마스지만) 이런 요소들을 12월 공모전에 쓸 작품에 넣어볼 구상 중이어서 좀 바싹해야 될 것 같습니다. enjoya2Lemjjul enjoya2Galgori enjoya2Mogmog
여담:키보드 앱이 참 좋은 게 안 나옵니다. 그나마 Gboard가 무난해서 쓰는데 자동완성 기능을 껐는데도 가끔 가다가 제멋대로 자동완성을 발동합니다. D 모 사 키보드 앱이 제일 좋았는데 업데이트를 안 하는지라... enjoya2Sad enjoya2Sad enjoya2S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