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가 안 좋을 땐 뭘 해도 말아먹는다고들 하잖아요?
전공에 맞춰서 좋은 직장이라고 여길 왔는데도 이 사실을 직감하고 회의 속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문제의 시작이 있으려면 우선 취직을 해야겠죠? 제가 정말 원하던 회사여서 엄청 노력했습니다
감정 폭발을 억누를 수 없을 정도로 기뻐서 파티를 했습니다
이후의 풍지평파를 이때 알았다면 파티는 안 했을텐데... 지금도 친구들한테 쏜 햄버거가 아른거리네요
실제 상황은 취직하고 2개월 지난 뒤부터 일어났습니다. 사장님이 절 부르시더라구요
"김 사원, 그 정 과장이... 옆 부서인데 잘린 거 알지?"
"전 이제 2달 말단인데도 그 분 이름은 들어봤을 정도로 대단한 분인 건 알지만... 잘린 건 처음 듣습니다."
"그래서 거기에 최 부장도 걱정 때문에 요즘 한약을 바리바리 싸들고 다니고 난리야... 무슨 걱정이 많아서 못 견디겠대."
"우리 인사부인데 고지받은 게 전혀 없잖아요? 생각해보면 그런 건 인사부에서 절차 밟아야..."
"자네를 불러온 이유야... 자네는 미래가 창창해 보이는데 걱정이 되서 말이지."
들어보니까 요즘 우리 회사가 핸드폰 쪽으로 뛰려다가 제대로 쪽박 쳤다고 하더라구요
시연회를 하는데 고객들 야유 소리가 아주 찌렁찌렁했다고...
그런데 전 말단이라 숙직을 회사에서 하는데 그때 알 턱이 있었겠습니까?
이미 회사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 H"도 갑자기 접었다고 그러구...
설명을 들어보니까 우리 회사 모회사가 다른 회사랑 합병을 해서 만들어진 거라 모 회사에 우리 회사 목소리를 낼 구석이 없대요
새로 CEO 오신 분이 다이어트 하시겠다고 하고 돈 버는 일 해라고 하니 참...
제거 회사 온 이유도 우리 회사 고객님들이 찾아주셨던 이유도 장인 정신인데 힘드네요
아마 다음 달이면 또 연간 시연회 정기적으로 하던 거 할 텐데 뭔 말을 할 지 또 그땐 인사부도 목 잘리는 거 아닐 지 걱정입니다
이직을 해야 할까요 아니면 어떻게 버티고 봐야 할까요 회사는 너무 좋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