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게임 아직도 하냐?”
한심하다는 친구의 말을 뒤로 한 채 PC방에서 나는 게임을 켰다. 사람들이 망겜이라고 하는 게임을 끝까지 잡고 있는 이유는 이 게임에 네가 있기 때문이다. 접속하자마자 인사가 오고 나는 웃으면서 너의 인사에 답장을 한다.
헤드셋을 연결하고 마이크가 켜지기 전에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늦었네.”
퉁명스러운 너의 목소리에 나는 웃는다.
“과제 때문에.”
“맞다. 우리 다음 주 시험이지?”
“그래 학교 좀 나와.”
신입생 환영회 때 구석에 박혀서 핸드폰만 보던 너를 처음에는 신기해서 말을 걸었다.
그러던 네가 게임이야기 나오니까 신나서 이야기 하는 게 신기했다. 다음날 우연히 PC방에서 같이 게임하면서 신나하는 너를 보고 반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나에게 관심이 없는 너를 보며 일단 게임만 열심히 했다. 그렇게 일 년. 이제는 갈 수 있다.
“아! 9핑이면 다 잡는 건데.. 왜 40핑이야.”
“또 그 핑계. 다 실력입니다.”
“꺼져, 어? 너 언제 티어가 그렇게 높아졌어. 이제 나보다 높네?”
“이제 봤냐. 맞다 주말에 얼굴 좀 보자.”
“왜?”
긴장을 하고 나는 말을 삼키다가 내뱉었다.
“저 저번에 이상형 무조건 너보다 일단은 게임 잘 해야 한다고 했지?”
“어?”
“이제 조건 충족된 거 같아서.”
내 말에 당황한 듯 그녀는 한 동안 말이 없었다.
“주말에 학교 앞 단골 술집으로 와.”
“어..응.”
모니터 넘어 그녀의 얼굴이 보여서 나는 웃었다. 9핑이면 어떻고 40핑이면 어떤가? 하면되지
아까 방송중에 단어 3개 골라달라고 했는데 트위터에 아는 분이 글이 안써져서 연습때문에 단어 3개를 골라주면 글을 써주신다고 하셔서 바로 신청했습니다!
레식 / 9핑 / 망겜 이 3개의 단어로 이런 달달한 글을... 호달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