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셀을 내가 누를 수 있는 가장 강한 힘으로 누르고
저 앞에 있는 고라니의 시체를 치며 지나간다.
고라니는 차 위를 구르더니 저 낭떠러지로 가지도 못 하고
다시 도로 위에 나앉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었다.
그 후에 도착한 곳은 커다란 집이다.
그 안엔 모든 게 있다. 내 인생의 출발점이나 어느 위치는 아니지만
모든 가구와 식재료 그리고
불빛은 갖추어져 있다.
불빛은 그러나 오늘따라 어설프게 켜졌다가 꺼졌다.
내가 불빛을 매만질수록 불빛은 스스로 더 어설퍼졌다.
그 어설픈 빛이 마지막으로 꺼졌을 때 나는 잠들었다.
내 밑으로 어떤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꿈 속에서 나는 내가 계속해서 붕 떠오르며 구르다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오는 꿈을 꿨다.
내일 아침이 되면 나는 다시 그 어설픈 빛을 어루만졌다.
어설픈 빛이 어느 날 완전해지자 오히려 슬펐다.
나는 망치를 들고 완전한 그 빛의 광원을 깨부순다.
그리고 파편들이 내 장기를 뛰어다니도록
나는 깨부수어진 광원을 삼켰다.
나는 헤픈 웃음을 지어보였다.
완전히 새하얀 하늘 밑으로 새로운 차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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