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럭.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에 몸을 뒤척이자 방바닥을 줄지어 늘어선 술병이 와르르 무너진다.
정신을 차리고 책상에 앉아 어젯밤 한참동안 그녀를 기다리며 마신 몬스터에너지 캔들을 한쪽으로 밀어내고 조심스럽게 경건한 마음으로 컴퓨터를 켠 후 트위치에 로그인을 했지만 그녀의 상태창 옆에 뜬 표시는 오프라인이라는 문구와 함께 그가 그녀의 방송을 놓쳤음을 알리는 메세지 '새 동영상 1개'.
그녀의 방송을 놓쳤지만 그래도 잠깐동안 그 슬픔을 달랠 위안거리가 있다는 것에 안도하며 지난 방송을 보지만 이내 그것이 끝나자 다시 어둑어둑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밀려온다.
어두운 방 한 구석 밝혀진 모니터 너머로 보이는 그녀의 모습. 싸구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그녀의 목소리. 그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마치 그것에 중독된 것 처럼. 방 한 구석에서 오늘도 트수는 그녀를 기다리며 흐느껴운다.
"댜유쟝... 어서 방송 켜달라는...! 기다리고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