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듣고서 깨고
자갈 위를 흐르는 물에 세수를 하고서
뭔지 모를 나무열매로 아침을 대신하는 곳
그래 그런 곳에서 잠을 깨는 꿈을 꿨다.
"...기분나빠"
꿈의 내용은 분명히 평화롭고 행복한 꿈이었지만, 이유없이 그냥 기분이 나쁘다.
오늘 하루의 일진이 안좋으려나
대충 씻고 아침은 거르며 나갈 채비를 마추었지만 시계는 여전히 오전 7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기분나쁜 꿈을 꾼 탓인지 온몸이 찌뿌둥하고 물먹은 솜마냥 무거웠다.
솜은 물을 먹어도 가벼운가? 아니 60kg짜리 솜을 어디가서 구해
시덥잖은 생각을 하며 평소보다 한 시간정도 일찍 출근하고는 수면실에 틀어박혀서 자버렸다.
파랑새가 아닌 파란 넥타이를 한 상사의 목소리에 잠을 깨고
쇳덩이에서 나오는 물로 세수를 하고
믹스커피 한잔으로 아침을 대신하며 하루를 보낸다.
카페인과 함게하는 상쾌한 아침업무는
찰진 욕바가지와 함께 끝없는 업무가 나를 즐겁게 해준다.
그래 그 꿈과는 반대로 내가 원하지않는 일뿐이다.
꿈이 기분나빴던 이유는 이거 때문인가?
머리를 비우고 한참 자리에 앉아있으니 6시가 넘어가고 하나 둘 퇴근하기 시작한 물결에 휩쓸려
나 또한 자리에서 일어났다.
"연후씨 퇴근해?"
"아 네, 하려구요"
개x끼..
퇴근한다니까 일을 주는 미x놈..
그런 욕짓거리를 혼자 남은 사무실에 내뱉으며
거부할 수 없는 업무를 끝내고 난 뒤 10시가 되서야 집에 가는 버스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버스를 내린 번화가는 이미 사람들이 빠졌고, 조금 들어간 술집들이 무성한 골목엔
서로의 한탄을 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집이 한걸음 두걸음 가까워 지며 눈꺼풀이 천근 만근을 넘어서 이미 태양의 무게를 초월한 듯 했다.
"....야"
그러던 중 오래전 아주 오래전 알고지냈던 모습이 보이는 듯 하다.
한 걸음 두 걸음 조금 더 빨리, 조금 더 가까이
그 생각만이 머리를 지배하고 그 뒷모습을 쫓았다.
보라색과 분홍색의 그라데이션의 머리는 흔들림없이 나보다 빠른 속도로 걸어가고있다.
"...."
몇번인가 올 수 있었던 곳
분명히 기억하고 있지만, 언제나 낯선 곳
그곳에 도착하고 나서야
잠에서 깼다.
"아... 기분나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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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편도 나올걸??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