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시작하기 전에 저는 영화과를 졸업했다는 것을 밝힙니다.
물론, 제가 뭐 대단한 사람은 아닙니다.
하지만, 얕은 지식이라도 영화를 보시는데 도움이 되실까 하여 리뷰를 작성합니다.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잘 만든 영화는 무엇인가?
이 이야길 먼저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수년 동안 영화를 공부하고 영화를 좋아하는 영화과 출신이 아닌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결론 내린 것 중 하나는
영화를 나쁘다. /좋다./ 잘 만들었다./ 잘 못 만들었다. 로 나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영화의 감상은 개인적인 것입니다.
그 것은 영화를 넘어서 책, 미술, 음악 등의 여러 예술 분야 모두가 해당되죠.
극단적으로 얘기 드리자면, <리얼> 이나 <클레멘타인>도 누군가에겐 재밌거나 메세지를 전달 받은 영화 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 면에서 보았을 때, 이 이야길 먼저 드리는 이유는 <기생충>이 공식적으로 모두가 인정하는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은 영화이지만, 누군가에겐 불편하고, 보기 싫고, 재미 없는 영화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 점을 생각하시고 영화를 본다면, 실망보다는 조금 더 얻어가시는 것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기생충> - 봉준호 2019년 개봉. 칸 영화제 최고상 "황금종려상" 수상작.
1. 수상의 이유는 뭘까?
칸 영화제는 프랑스의 국제 영화제로서 그 역사가 아주 깊고 세계에서 인정하는 영화제 중 하나 입니다.
세계 3대 영화제로 불리우는 이탈리아의 베니스 영화제, 독일의 베를린 영화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칸 영화제는 특히, 작가 주의가 뚜렷한 프랑스 영화계 답게 수상작들이 트랜드 보다는 작가, 감독이 주려는 메세지에 더 집중하는 영화제 입니다.
올해,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도 이에 속하겠지요.
<기생충>은 자본주의 사회의 극빈과 극부의 대립을 보여주면서 블랙 코미디로 전개됩니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공감하는 이야기 이기도 하지요.
특히나 유럽 국가에서는 <기생충>을 보면서 자본의 시작이 되었던 아메리카 정복의 때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영화 속에서 인디안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가 이에 속한다고 해석하시는 분들도 계시죠.
그런 점들이 프랑스의 영화관계자들에게 잘 어필이 되었다고 봅니다.
물론 그런 수많은 메세지들을 담는 영화학 적인 부분들이 잘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요.
2. <기생충>이 주는 메세지는 뭔가?
영화에는 다양한 영화적 요소들과 편집 기법을 통한 수 많은 메세지들이 나옵니다.
그 것을 하나 하나 다 이야기 하면, 스포가 되기 때문에 자세하게 말씀 드리진 않겠습니다.
다만, 가이드를 제시해 드릴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앞서 말한 것 처럼 예고편에도 나왔듯이 영화는 극빈층의 시선으로 진행됩니다. 그러면서 극부층의 삶도 보여주죠. 그 어울릴 수 없을 것 같은 두 가정이 어울리는 데서 오는 아이러니와 그 속에 숨어있는 진실들만 보시더라도 충분히 감독이 주려는 메세지를 알아 내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생충>은 객관적으로 좋은 평을 얻어 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나 미학(철학)을 공부해서 미장센과 조명, 카메라의 앵글, 미술, 소품, 심지어 배우들의 연기까지 볼 수 있는 사람들에겐 괜찮은 교과서이며, 수 많은 메세지가 보일 영화이면서도 관련 공부나 지식이 없어도 충분히 즐기면서(블랙 코미디이기 때문에 웃픈 장면들이 많습니다.) 감독이 주려는 기본 메세지는 뚜렷하게 전달되는 영화이기 때문이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경우이기도 합니다.
3. 단점은 없을까? 잘 만들기만 한 건가?
하지만, 앞서 이야기 드렸듯이 영화를 객관적으로만 판단 할 순 없습니다.
누군가에겐 아쉬운 점도 있을 것이고, 누군가는 찝찝하고 재미없고 기분 나쁠 수도 있을 겁니다.
또 누군가는 이게 왜 상을 받은거야? 라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또 돈이 아까울 수도 있고, 감독의 메세지가 이해가 안 될 수도 있겠지요.
그건 우리가 나쁘거나 못난 것이 아니고 개인 차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결말 부가 굉장히 뜬금 없었습니다. 물론, 영화를 다 보고 나와서 곱씹으면서 이해는 되긴 했습니다만, 영화관 현장에서만큼은 보면서 어라? 왜 이렇게??? 갑자기???? 라는 의문이 들었죠.
그러면서 저라면 어떤 결말을 지었을까 란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같이 본 지인들과 이야길 나누면서 아, 저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같은 여러 의견을 들을 수 있었죠.
그러니, 분명 단점도 있는 영화입니다.
4. 결말.
앞서 이야기를 통 틀어서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우선, 영화를 보시고. 많은 사람들과 <기생충>이라는 영화에 대해. 그리고 봉준호 감독의 전작들을 함께 이야기 하면서 나눠보시길 권면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우리 사회를 돌아볼 수 있으며, 나 자신을 돌아 볼 수 있는 기회이기에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봉준호 감독님의 진짜 메세지 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 개인 적으로는 영화를 통해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그들이 사회에 대해 한 번 쯤 생각할 수 있어도 <기생충>은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보는 거죠. 저는 그런 면에서 봉준호 감독님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영화의 본질적인 측면을 관심 갖게 되고 좀 더 나아가 인문학 적인 접근으로 다양한 영화들을 다양한 시각으로 다가갈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네요.
PS.
늦은 밤. 긴 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인사 드리며.
영화를 사랑하는 여러분!
많이 보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나눠봅시다.
<기생충> 아직 안보신 분들 너무 부담가지지 마시고 보시고 오세요.
분명, 블랙 코.미.디 이기 때문에 아무 생각 없어도 빵빵 터집니다. 물론...보고 나서 좀 찝찝할 수는 있지만, 동료들과 소통하며 그 찝찝함 날려버리시기 바랍니다. 삶이 아무리 고단해도 우리는 소망을 가지고 행복과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들이잖아요.
좋은 밤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