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자 요란할 것도 없었지
짧게 good-bye 그 동안의 머릴 털고
이젠 안 나도 보란 듯
씩씩하게 가발 쓰면 되잖아
잘됐잖아 머리 안 감아도 되고
맘껏 뭐든 나를 위해 살아보자
대머리라도 두피가 휑해도
이제는 신경 쓰지 말고 살자
그럼에도 가끔은 머릴 생각하게 됐어
좋은 샴푸를 쓰고 흑챌 꽉꽉 뿌릴 때
다시 보고 싶어서 머리 나고 싶어
탈모약을 먹기도 했어
함께일 땐 당연해서 몰랐던 일
하나둘씩 나를 번거롭게 했지
걸핏하면 툭 왁스를 바르려고
내 두피를 만지작 거렸지
내 친구들의 위로가 듣기 불편해서
집으로 돌아와 문을 열었을 때
휑한 모근보다도 내 맘이 더 시려
좀 울기도 했어
그럴 때면 여전히 머릴 생각하게 됐어
매일 정전기 나도 머리가 뻗쳐도
그런 게 참 그리워 머리 없는 거보다
자르고 길렀던 좋은 날들
아무래도 머린 있어야 할 것 같아
매번 미용실가서 돈을 내고 잘라도
다시 자라나보자 한번 그래 보자
지루했던 탈모는 이제 그만하자
머리 다시 자라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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