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사연방 사연입니다

eliocat27
2019-04-06 00:19:30 269 0 0

안녕하세요 방송 (가끔) 보는 시청자입니다.

지금 창문 사이에 파리같은게 껴서 위윙하는 소리를 내고 있는데, 이걸 보니 예전 생각이 나서 사연을 올려봅니다.


제가 어렸을때의 일이에요.

아버지께서는 민물 낚시를 좋아하셔서 가끔 잡은 고기를 집에 있는 어항에 키우시곤 했습니다. 

어항에는 뚜껑이 없었는데, 그것 때문인지 고기들이 수면 위로 튀어올라 거실 바닥으로 떨어지곤 했습니다. 낮에 튀어나오는 물고기들은 다시 주워서 넣을 수 있었지만, 밤에 튀어오르는 물고기들은 종종 죽어버리곤 했어요.

가족이 모두 잠들고 저 혼자 눈을 뜨고 있던 어느날 밤, 저는 이상한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건 드드드득 하는 뭔가 꿈틀대는 소리였는데 거실 장식장 뒤로 고기가 튀어들어가서 밤새도록 소리를 내는 것이었습니다.

물고기는 쉽게 죽지 않았습니다. 몇일간 저는 잠에 들려고 노력할때마다 장식장을 두들기는 물고기의 소리를 들어야만 했습니다. 

어린 저는 밤에 잠들지 못하고 그 장식장 뒤의 좁은 공간에서 숨도 쉬어지지 않는 고통과 함께 몸부림치는 물고기에 감정이입하고, 또한 그러한 죽음에 대해 두려워하곤 했습니다.

또 그 고기가 더이상 소리를 내지 않게 되었을때도 어두운 방의 천장을 바라보며 그 고기의 서서히 썩어가는 몸이나 뼈들을 상상하며 무서움에 떨었죠.

나중에 이사할때 그 무거운 장식장을 처음으로 옮길 기회가 왔습니다.

제가 그곳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고 싶었던 것은 그곳에 있을 물고기의 뼈같은 것이었습니다. 살기위해 꿈틀대던 그 물고기의 최후를 제 눈에 새기고 싶었던 것인지, 아니면 그냥 어렸을때 느꼈던 공포감을 극복하고싶었던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그걸 제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렇게 오랜시간동안 저를 붙잡았던 그 소리, 그리고 그 공간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먼지가 잔뜩 낀 전선들과 잃어버린 동전들, 그리고 우연히 떨어졌던 쓰레기들만이 있을 뿐이었어요.

물고기는 이미 너무 오래되서 뼈까지 다 삭아버린 것일까요? 아니면 제가 들었던 소리가 다른 소리거나, 상상에 불과한 것이었을까요?


그랬던 옛날 이야기가 생각나서 사연게시판에 적어봅니다.


후원댓글 0
댓글 0개  
이전 댓글 더 보기
TWIP 잔액: 확인중
▲윗글 돌진고민 _돌진
▼아랫글 돌니저의 참신한 상상 _돌진
공지사항무무에게유산균방컨텐츠추천사연방클립오뱅후
0
무무에게
으응엉ㅇ엉 [2]
왕진지곰
11-24
5
유산균방
2019/07/13 편,.지?
Broadcaster _윤아리
07-13
0
공지사항
2019/07/02 방송
Broadcaster _윤아리
07-02
2
공지사항
2019/07/01 방송(수정) [1]
Broadcaster _윤아리
07-01
0
공지사항
2019/06/30 방송
Broadcaster _윤아리
06-30
0
공지사항
2019/06/29 방송
Broadcaster _윤아리
06-29
3
오뱅후
요구르트단에게 [2]
Broadcaster _윤아리
06-29
0
06-29
1
공지사항
2019/06/28 200일 방송
Broadcaster _윤아리
06-28
0
공지사항
2019/06/27 방송
Broadcaster _윤아리
06-27
1
공지사항
2019/06/26 방송
Broadcaster _윤아리
06-26
1
무무에게
무하 안녕하세요 ~
꾸준이
06-20
1
무무에게
제가듣는 발라드들
권터_
06-05
0
무무에게
생로랑
콜라는역시펩시
05-27
0
무무에게
여신.
다리가김
05-16
0
무무에게
팬아트지만 정말 팬아트일까요? [1]
이계정은폭파되따
05-15
0
05-14
0
무무에게
마블굿즈
콜라는역시펩시
05-08
3
04-23
0
집자랑?
불곰_나리안
04-16
0
무무에게
게임추천
다리가김
04-10
1
유산균방
킹-시
콜라는역시펩시
04-09
0
사연방
돌진고민
_돌진
04-08
»
사연방
사연입니다
eliocat27
04-06
0
유산균방
돌니저의 참신한 상상
_돌진
04-04
0
무무에게
사병이 세상 밖으로 나오다.
다리가김
04-01
인기글 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