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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평양 국제마을에 살았을때 간략한 이야기

Global Moderator 2020SK10
2019-03-25 11:02:56 667 4 1

평양에는 대동강구역 문수동에 있는 외교공관단지 말고도 여러 국제마을이 있는데 그 중 한곳에서 살았었어. 국제 마을에는 외교관, 기자, NGO에서 파견나온 사람, 나같이 기술교류 협력으로 건너온 사람, 북한이 좋아서 일을 찾아서 북에 살았던 사람 등등이 있고 문수동에서는 이 사람들의 자녀들을 위한 외국인 학교도 있었지. 국제마을에 가면 위성 안테나가 대단히 많아. 조선에서는 외국인 주택을 제외하고는 위성 안테나로 시청하는것이 금지지만 국제마을에서는 98%의 사람이 외국인이었던지라 이런 금기에 대해서는 허용을 해주는 편이었어. 물론 조선중앙방송이나 만수대방송, 체육방송 등이 곁들여 나오는 만방 플랫폼(IPTV, 나중에 적어봄)이 달린 조선향 TV도 있었지만 대체로 뉴스 시청이나 인도사람들이나 중국 사람들, 러시아사람들이 조선에 수입된 그들의 방송을 보지 않는 이상 거의 볼일이 없었어. 조선중앙방송 내용은 사흘이면 아 이렇게 흘러가는구나 감이 오고 재미가 없어. 아 그리고 만방으로 조선 내부의 스포츠 경기대회, 러시아 월드컵 경기 하이라이트와 해설, 자카르타 아시아경기대회 하이라이트와 해설도 볼 수 있었어서 시간 많을때 보기는 적절했었어.

북에서 외국인이 자동차를 몰지 못한다는 일부 의견이 있는데 나는 잘 몰고 다녔어. 나는 볼보차를 끌었었는데 평양 외부로 나갈때 (평양 외부에 살때는 제외) 계획서를 미리 제출해야 하고 대체로는 내국인과 다르게 허가가 쉽게 나오지만 기다려야 할때도 있고 개인 여행시에 운전기사가 대동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어. 근데 내가 살때는 많이 완화되었을때라 길을 아니까 운전기사와 통역 없이 마식령스키장이나 금강산, 묘향산 등지로 갔던적도 있었어. 나는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통역을 필요로 하지만 평소에는 아니니까. 그리고 걷는것과 자전거, 전철, 전차, 무궤도전차, 버스 등등을 자유롭게 탔고 전철역이나 상점에서 충전할 수 있는 IC카드도 들고 다녔었어. 교통법규를 위반했을때 교통경찰들이 호루라기를 불거나 손을 흔들거나 이 정도였어. 요즘 교통경찰들은 예전의 평양에서 수신호로 안내하던것과 다르게 노약자들의 교통 안전 질서를 잡아주는 역할 정도만 하고 있어. 대부분 신호등이 생겼고 평양은 평시에도 좀 막히거든. 교통법규는 조선어 판만 있어서 조선어를 능숙하게 하지 못하는 외국 친구들한테 해석해준적도 있는데 전반적으로 러시아사람의 말에 따르면 러시아와 비슷하다고 해. 풍경도 러시아의 도시와 비슷했고 외국인마을의 집도 러시아풍이라고 했었어. 

동네 가게나 음식점에서 나는 종종 음식을 먹고는 했었는데 규제가 완화되어서 그렇다고 해. 조선어가 안되면 매우 답답하게 바가지를 씌우는 국영상점(평양상점같은 곳)에서 물건을 사지만 언어에서 자유롭다면 통일거리시장이나 중구역시장, 사동시장 등등의 장마당에 가서 물건을 사는것도 나쁘지는 않았어. 요즘 장마당에는 다 QR코드도 있고 나름의 품질이 검증되었다는 표식도 있는지라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어. 그리고 가장 장점이 환율인데 환율에서 6배나 이득을 보고 사. 공산주의 국가의 흔적이 딱 하나 남았는게 국정표시가격과 실제 거래가격이 다른거였어. 조선 국영상점들은 원칙적으로는 조선 원으로 결제하지만 환전소를 운영해서 환전고시가격에 맞춰서 유로나 달러, 중국위안, 루블 등을 받고 있어. 만약에 돈을 내고 거스름돈이 남는다고 치면 조선 원을 주는 경우도 있지만 돈이 없다고 껌이나 사탕, 심지어 감자나 옥수수, 당근으로도 받아봤어. 가끔 외국인들끼리 꼼수를 쓰는데 장마당에 가면 바로 옆골목에 환전상이 있는데 주로 위안을 국돈으로 바꿔서 국영상점에 가서 이득을 보는 경우가 있었는데 평양상점에서의 꼼수가 막힌 이후 별로 쓰지 않는 수법이 되었지. 어쨌든 나는 옥류관이며 신흥관같은 고급음식점부터 동네 앞에 있었던 지짐이나 인조고기밥(콩고기밥)같은 간단한 매점까지 다 갔었어.

평양에는 편의점도 있고 국영상점에 물건들이 있는데 대부분은 전시용이고 재고가 없는 경우가 태반이었어. 그리고 통조림류가 많았지. 그러나 장마당에 가면 신선제품이며 중국산 우유며 온갖 제품이 다 있었고 과학동에 갈때면 시간을 내서 평성에도 갔다오고 그랬었어. 물론 평양의 대형마트인 광복지구상업중심이나 동평양백화점이나 서평양백화점도 있긴 한데 좀 비싸. 평양 물가랑 평성 물가는 좀 많이 차이가 나. 평양에서 국돈으로 일주일치의 장을 한번 보면 35만원? 한국돈으로 5만원 돈이 들어가는 반면에 똑같은 물건을 평성이나 청진 등지에서 사면 기름값까지 15만원 안팎으로 볼수가 있었어. 그리고 외곽으로 나가면 국돈은 거스름돈이고 전부 위안으로 썼었어. 그래서 위안으로 따지는게 더 익숙해져.  

전력 공급은 그래도 원활하게 돌아갔어. 평양 도심에서는 무난했고 외곽으로 나가면 밤에 정전되는 경우도 많았지만 그래도 생각보다는 나았었어. 전력보다는 단수가 문제인게 평양 상하수도관이 막장수준이라 국제마을에서도 단수가 되는 경우가 많았어. 아 물 이야기를 안했는데 북에서는 정수기에서 흔히 볼수 있는 큰 물통을 사는데 주로 신덕샘물을 샀었어. 한국의 삼다수랑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이 물통을 가지고 마트에 가서 새거로 바꾸면 할인을 해줬어. 그래서 다들 그렇게 마셨고 단수될때를 대비해서 일주일에 물통을 4개 정도는 가지고 있었던게 보통이었어. 

어쨌든 간략한 삶의 이야기였음. 우편은 외국인들은 주로 DHL로 받아보고 보내고 국내도 남포나 원산, 청진, 함흥, 신의주 등지에 사무실이 있으니까 DHL로 많이들 주고 받는 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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