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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게시판 문득 생각나서

레쿠
2017-11-13 19:51:21 1068 0 0

메주들이 애칭으로 바보라고 부르는 걸 보니 어렸을 적의 제가 생각나서 써봐요!

엄청 어릴적이기도 하고 저희 집은 욕설 및 비속어에 관해서 상당히 엄격하게 가르치신 부모님 덕에 욕설은 사용하면 안되는 금기어였어요.

때문에 형은 제가 짜증나거나 화가났을 때, 혹은 그냥 애칭? 비슷하게 "멍청아!" 라던가 "바보야!"라는 말을 많이 했었습니다.

지금 보면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상황이지만 당시의 전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왜냐구요? (아무도 물어보지 않았지만 그냥 말하기로 한다.)

제게 바보라고 하는 빈도가 상당히 많았기 때문이에요.

형이랑 단둘이 있으면 제 이름은 바보가 된 것 같았고 '언젠가는 꼭 따지리라'는 다짐을 하며 벼르고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날....

저는 이불을 돌돌 말고 포근하고 나른하게 투니버스에서 코난을 보고 있었어요.

형은 평소와 다름 없이 컴퓨터를 하며 제게 "야 멍청아~ 나 라면 좀 끓여줘!"라고 했어요.

그 때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무지하게 짜증이 나서 "아! 형이 좀 끓여먹어! 손이 없어 발이 없어! 편하게 게임만 하면서(자기도 편하게 누워있었음) 맨날 시켜먹어! 그리고 바보라고 하는 것도 그만해! 형이 멍청이라고 하니까 진짜 멍청해지는 것 같잖아!"라며 화를 냈어요.

그러자 형은 "아 좀 끓여줘~"라며 살가운 말투로 햇볕정책을 펼치기 시작했지만 저는 '저 태도에 절대로 넘어가지 않으리라.'라고 생각하며 화난 표정으로 다시 이불로 들어갔어요.

하지만 저는 그로부터 약 20분 뒤 조용히 라면을 끓이고 있었답니다.

왜냐구요?(이번에는 좀 궁금했죠? 다 알아요.(?))

때는 약 20분 전.

저는 다시 이불로 들어가서 다시 코난에 집중하려 했지만 방금 일로 뒤숭숭한 상태였기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어요.

맨날 저는 시켜먹는 형에게 화가 났지만 한편으로는 배가 고플 형이 살짝 걱정이 되었어요.

자존심 때문에 바로 나가지는 않고 '코난 한 에피소드가 끝나면 나가서 끓여줘볼까'라는 생각으로 이불에서 기어나가서 형을 조용히 보고 있었어요.

제 기척을 느낀 형이 미소지으며 "OO야 나 라면좀 끓여줘~"라고 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러자 눈이 녹듯 화가 누그러들고 "간식이었으면 안 끓여줬어."라며 나름 츤츤데며 라면에 달걀 두 개 넣어서 끓여주었답니다.

그러고는 형이 하는 게임이 재밌어보여서 TV끄고 형 옆에서 형이 하는 게임 같이 구경했던 기억이 나네요.

맨날 싸워도 형제는 형제라는게 새삼 느껴졌던 하루였습니다.


ps. 저 어렸을 적에도 애칭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뜻이 안 좋은 말을 자주 들으니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던 기억이 나서 앞으로는 바보라고 하지 않으려구요. 이젠 바보 말고 기만 해도 좋은 멜짱~이라고... 부를... 쿨럭... 아닙니다.... 그냥 앞으로는 멜짱 바보~ 말고 멜짱 따랑해여~ 하면서 글 마치게요!

멜짱 따랑해여~









멜짱 따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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