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 : 프로리뷰러가 두 숟갈 첨가된 담담한 리뷰체
오늘이 버거킹 행사 마지막날이라 버거킹에 갔다.
불고기 와퍼 주니어에 패티 1장, 치즈 2장을 추가하였다.
원래 치즈를 1장만 추가하려했으나 나의 느낌이 멋대로 치즈를 1장 더 추가해버렸다.
일종의 사치였고, 일탈이었고, 칼로리였으나 오늘은 느낌을 믿어보기로 했다.
전망이 좋은 2층으로 올라와 식사를 즐기기로 했다.
극단적으로 짧은 몸체를 자랑하는 1인승 차와 워프를 시도하는 차를 바라보며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보니 그때도 나는 혼자 트수질을 하고 있었다. 우울해진다.
햄버거를 사면 쿠폰북도 준다. 어느정도 두께가 있는 걸 보니 왜 이름에 킹이 들어가는지 알 것 같다.
흘러넘치는 소스를 보니 내 만족감도 흘러넘친다.
그런데 주문할 때 피클을 빼달라고 하는 것을 깜박했다.
즉시 개복 후 피클 제거 수술을 진행했다.
다행히 2개밖에 들어있지 않았다.
피클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조금 안타까운 소식이다.
술이 식기전에 적장의 목을 베어온 관우의 마음가짐으로 패티가 식기전에 수술을 끝마친 모습이다.
잘 덮여진 것을 보아하니 성공적으로 끝난 것 같다.
수술에 쓰인 휴지는 구석에 잘 놔두기로 했다.
설마 내용물을 빼는데 손가락을 쓰고 쪽쪽 빨아먹는 야만스런 짓을 하는 사람들은 없을거라 믿어본다.
불고기 와퍼 주니어 + 패티 1 + 치즈 2 - 피클 2
완전식품이 되었다.
먹어보니 정말로 완전식품이었다.
짠-단-짠-단 공식에 의해 햄버거는 탄산음료를 만남으로서 완전식품으로의 길을 추구했지만, 그것은 단순히 공식만을 따라가는 창의력이 죽어버린 길이었다.
짭짤한 불고기와퍼, 이 하나의 햄버거가 완전식품이 되는 길은 탄산음료와 손을 잡고 걷는게 아닌, 치즈와 손을 잡고 걸어가는 것이다.
나는 오늘, 마침내 불고기와퍼의 동반자를 찾아낸 것이다.
근데 토마토가 너무 작았다.
피클을 빼면서 토마토를 추가했어야하는건데......
밑에 흘러넘쳐 남은 소스는 나의 만족감과 포만감을 표현하는 듯 하다.
이 느낌을 음미하며 잠시 여유를 가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보통 풀코스라 함은 에피타이저, 메인, 디저트로 나뉘어지지만, 그런 격식에 얽매여서는 발전이 이루어질 수 없다.
그런의미에서 메인과 디저트로 먹을 햄버거를 하나씩 더 샀다.....는 농담이고 어머니가 사오라고 시켰다.
어머니, 아들이 저녁걱정을 덜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