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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차 스트리머의 이야기 (많이 깁니다. 주의 하세여)

플랜트가로수
2018-10-27 18:08:07 3534 34 12

네 안녕하세요. 제목 그대로 6년동안 인터넷 방송을 해온 플랜트가로수(plant가로수) 입니다.

6년 동안 방송을 해왔다고는 하지만 저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는 하꼬이지요.

처음에는 동경하던 bj를 보고 마인크래프트 정품을 사고 마이크를 사고 마크 서버 여는법을 배워 중학교 3학년때 방송을 시작했습니다.첫 방송은 어땠냐구요? 정말 재밌었죠. 그 당시 마인크래프트 시참을 했는데 꽤 많이 들어오시더라구요. 그렇게 시참 방송으로 시청자를 모아 고등학교 1학년 쯤에는 40명 정도가 보는 방송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점점 게임의 추세가 마크보다는 롤로 바뀌면서 롤 방송을 하게 되었고 마인크래프트를 하더래도 시참 또한 하지 않게 되면서 시청자를 잃어 갔습니다. 그래도 저는 좋았습니다. 방송이 재미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흘러 고3 때는 방송 횟수를 많이 줄였고 대학생이 되면서 아프리카에서 방송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너무 좋았습니다. 고향에 온 느낌이였습니다. 그리고 대학교 2학년때는 제가 좋아하는 스트리머를 따라 트위치로 왔고 방송도 이곳에서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대학교 2학년때 돈이 없어 점심을 굶으며 학교를 다녔고 그때부터 돈에 대한 집착이 심했습니다. 학생이라 알바할 시간은 없고 그렇다고 돈이 안필요한건 아니고.... 그래도 저는 돈을 목적으로 하는 방송은 하지 않으리라 생각 하며 방송을 해왔습니다. 물론 내 방송이 성공해서 나쁘지 않은 수익을 번다면 이라는 상상은 가끔 하긴 했죠.

그렇게 첫번째 고비를 넘기고 그 다음년도 그니까 올해에 대학을 졸업하고 방송을 할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방송을 하며 저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하꼬방 스트리머 끼리 모여 수다도 떨고 친해지고 합방도 하기도 하고 정모도 했습니다. 여기부터 두번째 고비가 시작 됩니다. 제가 알고 있던 하꼬방 스트리머들은 대부분 대학생이셨습니다. 2년제 대학교라 비교적 빨리 졸업해서 이미 백수가 된 저는 그분들이 개강을 하면서 방송 시간대도 엇갈리고 연락도 뜸해져 점점 외톨이가 된 기분이 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신경 쓰이지도 않던 텅빈 채팅창이 신경 쓰이게 되었습니다. 텅빈 채팅창에 누가 있는 거 마냥 혼자 이야기 하고 혼자 답변하고... 이런 이야기 해봤자 들어줄 사람 없는데 뭐하러 이야기 하나 싶기도 했지만 저는 계속 혼자 이야기 했습니다. 

알고 있고 꽤 친했던 하꼬 스트리머들중 몇명은 어떠한 일로 인해 시청자가 많아지고 머기업 정도는 아니지만 중소기업 혹은 소기업 정도로 발전한 방송이 된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나마 친했고 가끔 통화를 걸어 이야기 할수 있던 사람들이 방송이 발전하니 뭔가 뿌듯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더 이상 그런분들에게 말을 걸수 없었습니다. 그분들은 더 이상 하꼬가 아니였습니다. 같이 합방 하시는 분들도 굉장히 유명한 유튜버 혹은 꽤 유명한 스트리머들이였습니다. 가끔 같이 게임을 하려고 해도 그런 곳에 제가 끼면 안된다고 생각 되어 저는 말도 걸수 없었습니다. 그럴때마다 저는 '아 나도 방송 성공하면 그때 오랜만에 게임 같이 하자고 해야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


사실 위에 말했던건 타협이였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겨우 몇개월 방송한 스트리머가 저렇게 발전했다는 것에 질투도 났고 나를 버린것 같아 화도 났고 위에 말했던것 처럼 뿌듯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나도 저렇게 될수 있다는 희망도 되었고... 여러가지 감정이 한꺼번에 느껴졌습니다. 저는 그런 감정들 사이에서 최대한 나쁘지 않은 것으로 고르고 골라서 '아 나도 방송 성공하면 그때 오랜만에 게임 같이 하자고 해야지' 라고 타협한 것입니다. 

또 그 사람들이 시청자가 많아지면서 시청자가 별로 없는 나를 버린것이다 라고 생각하여 혼자 피해망상으로 화도 났습니다. 그떄마다 '아냐 너가 게임 하자고 하지 않은거잖아. 그러니까 서서히 멀어지는거야' 라고 하였고 또 '그래도 전에는 먼저 연락 했었는데 지금은 연락도 없잖아'하고 생각 하면 또 '그래도 가끔 디코 메세지 보내면 답장 해 주잖아 그냥 너의 피해망상이야.' 하며 저 혼자서 자신과 싸우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감정에 장애가 생긴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정신과에 다니기엔 너무 비용이 많이 들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고작 10000원도 소중할 만큼 큰 돈이지만 그 것의 몇배나 되는 돈을 정신과에 투자할수 없었습니다. 그럴만한 돈도 없었구요. 

이것이 최근 발생한 두번째 고비 입니다.  올해 있었던 일이고 아직까지도 치료도 되지 않았습니다. 아직까지 질투도 하고 있고 뿌듯해 하고 있고 응원해 주고 싶기도 합니다. 그런 분들의 방송을 볼때마다 채팅을 치면 채팅에 내 기분이 드러날것 같아 안부 인사만 하고 채팅을 치지 않고 가만히 보고만 있다가 마음이 더욱 심란해지면 조용히 끄고 웹툰을 보거나 합니다.


제가 이런 글을 적은 이유는 6년동안 너무 힘들고 지쳐 이제 그만 포기하겠다 쉬다 오겠다 뭐 이런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는 올해 12월 11일 입대합니다. 물론 지금까지 했던 이야기가 정신과 문제라 면제 혹은 공익을 받아야되는것 아니냐 라고 하지만 저는 위에 말했듯이 정신과를 다닌적 없기 때문에 그것을 증명할 서류가 없습니다. 제 목표는 일단 군대 가기전까지는 소기업 정도 되기 였지만 이제 그 목표도 바꾸겠습니다. 군대 가기 전까지 더욱 열심히 방송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는 플랜트가로수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군대에 갔다와서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더 열심히 방송 하겠습니다.


이글을 쓴이유는 별 이유 없습니다. 그냥 너무 6년동안 한게 너무 힘들고 지쳐서 그냥 아무 글이나 싸지르고 싶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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