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차인 썰이 될까 모르겠습니다만... 음.. 네 일단 한번 써보려고 합니다.
대학교 동아리 부회장을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무예동아리에 특성상 신입생이 오지 않아서 어떻게 하고 있을지 고민하고 있을 때
회장인 친구녀석이 사람들을 데리고 온 겁니다.
편입생들로 말이죠...
많은 고령의 형들과 동갑과 또래 여성분들이 들어 왔습니다.
그 중 제가 좋아하게 된 친구는 어찌 보면 거의 완벽에 가까운 친구가 아니였나 싶습니다.
외모도 성격도 진지하고 차분하고 남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주고 대화도 잘 하고 술도 안 먹고 키도 크고 성격도 좋고 패션스타일이나 옷도 잘 입다 보니
알게 모르게 ...인기가 좋은 친구 였습니다.
고민도 잘 들어주고 항상 웃으면서 사람을 대해주는 친구라서 .. 그래서 반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서로의 멘토로서 그리고 친구로 지내다 보니
어느 순간 그 친구에게 빠져서 ... 호감을 사려고 옷 스타일도 꽤 수수하게 많이 바꾸고 머리도 난생 처음 전부 염색 하고 펌도 하고
그 친구가 좋아할 만한? 그런걸로 바꾸고 ...클래식도 듣고... 좀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공연 같은 것도 꽤 보러 다녔던 것 같아요
어느 날 이제 둘이 동아리 방에 같이 있을 타이밍이 있어서
저녁을 시키고 기다리는 동안에 연애 이야기가 나와서 이야기를 하다가
저도 모르게
"왜 넌 연애 안하냐?"
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친구는
"음.. 글쎄... 누가 있어야 하는거지..."
라는 대답을 했고
그 때의 저는 진짜 밑도 끝도 없이 정말 진지한 표정으로 이런 말을 해버렸습니다.
"음... 난 어때?"
라고
아.....
지금도 생각하면 제가 왜 그랬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그런 말이였습니다. 그 날 밤 진짜 이불킥을 했었죠...
그러자 그 친구는 정말 진지한 표정으로
"너? 음...글쎄...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멘토나 다름없는데... 친구라서 연애 했다가 좋은 친구 잃고 싶지 않아" 라고
딱 선을 긋더군요
딱 그 이야기 듣는 순간 아차 싶기도 하고 그래서
"그치? 에이 그냥 농담한거야~ 진지하게 받지마!!!!"
라며 웃자
그 친구는
"으이구! 야! 그런 걸로 농담 하는 거 아냐!?"
라며 말하고는 피식 웃더군요
네 뭐.. 한순간에 그렇게 제대로 된 것도 못하고 끝났습니다. ㅎㅎㅎ
아 그래서 그 친구랑은 어떻게 지내냐면요...
뻘쭘해서 안 만나고 연락을 안 하지 .....는 않고 아직도 연락도 하고 잘 지냅니다.
저의 몇 안되는 연락하는 여자 사람 친구이고 늘 절 응원해 주는 친구입니다.
아 끝으로 친구에게 하고 싶은 말이 하나 있습니다.
친구야.. 아마 그 때 분위기 상 눈치 챘을 텐데 그 이후에도 별 말 없이 항상 전과 똑같이 웃으면서 이야기 해주고 챙겨줘서 고맙다.
전에 연락했을 때 꽤 오래 일했는데도 아직도 여전히 일하는게 좀 힘들다고 했는데 잘 견뎠으면 좋겠고
나중에 시간 되면 봤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우리 잘 지냈자
신청곡은 김동률의 퍼즐 입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