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초홍 0

불과 몇주전에 썼던 사연,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사귀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기에 결국엔 이별했다는 것이지요.

누구나 이별을 하지요. 그리고 그 결과는 언제나 그런건 아니지만 해피보단 배드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어땠을지 한번 들어보시겠어요?

지난 여름방학 일 입니다.

여름방학에는 보통 인문계는 보충을 나가거나 하겠지만 공고인 저나 조리고인 그 아이는 학교 보충을 나가지 않았습니다. 자주 만날 기회가 많아진 것이지요. 하지만 아쉽게도 그렇게 많은 기회가 있진 않았습니다. 저나 여자친구나 7월에 있는 자격증 준비에 한창이였고, 신경이 예민해진 상태여서 틈만나면 토라지고 싸우며 멀어져 갔습니다.

저는 '헤어져도 이렇게 헤어지면 안된다'는 생각에 시험이 끝나자 마자 곧바로 연락을 했고, 그 아이는 끝까지 받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방학이 끝날때 즈음에 그 아이가 먼저 연락을 했고 만날때마다 갔던 고양이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만난 그날, 그 아이는 여느때 처럼 저를 향해 웃어 주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마음으로 울고있다는걸, 그리고 이별이 올거란걸 말이죠. 그래서 저는 그 아이가 말을 못하게 일부러 말을 끊었습니다. 예의가 아니란건 잘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한마디만 더 하면 금방이라도 울면서 '헤어져 주세요'라고 말할까봐 겁이 났습니다. 물론 들어야 할 땐 들었지만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니 그저 불안하기만 했고 결국 다시 싸워버렸고 제가 집에 바래다줄 때 까지 그 아이는 말을 더 이상 꺼내지 않았습니다.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무슨 말을 꺼내야 될지 몰랐습니다. 어떤 말을 해도 그 아이에게 상처가 될까봐 아무말도 못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그 아이의 집에 바래다 줄 때 까지 말을 하지 않았고 집 앞에 도착하자마자 물어봤습니다. '나한테 할 말 없어?'라고, 할 말이 분명히 있었을 그 아이는 고개만 도리도리 흔들며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한참의 침묵 끝에 우리는 서로 '내일 또 보자'는 거짓말과 함께 저희는 조용히 이별을 고했습니다.

저는 차였습니다. 아니 스스로 차였습니다.

그 아이의 상처를 치료해주려고 사랑한 것을 그러지도 못하고 잔뜩 상처를 남겨줘버렸습니다. 아프고 괴로울 걸 알면서도 결국 남겨줘버렸습니다.

상처를 치료해줄, 저 보다 좋은 남자를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안하다고, 사랑했다고 한마디만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ps. 저번에 썼던 사연의 연장선 쯤 되는 사연입니다. 재미는 1도 없지만 읽어주셔서 매우 감사합니다! 신청곡은 양다일-우린 알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