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똘이_ 0

더블오 건담을 극장판까지 다 봤습니다

제작에 잡음이 있었다는 작품임에도 건담시리즈중 최고라고 할 만한 명작이었습니다.

초반엔 건담팀 외에 이런저런사람이 뜬금없이 나와서

별 연관없는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길래 이게 무슨 전개법인가 의아했는데,

점점 극이 진행되면서 이들이 상호이해를 통한 진정한 평화라는 종착지에 도달하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아서 C 클라크의 유년기의 끝을 오마주한 작품인게 눈에 보였는데,

프리드리히 니체의 인간 정신 3단계, 낙타-사자-어린아이 이론을 건담세계관에 잘 녹여 표현한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낙타는 남이 정해준 규범에 순종하며 살아가는자,

사자는 기존의 규범을 깨고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자,

어린아이는 삶 자체를 초월하여 고통마저 유희로 즐기며 창조의 힘으로 바꿀수 있는자를 뜻하며

인간의 정신은 낙타-사자-어린아이 순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이론입니다.

그리고 주요 등장인물들을 이 3단계에 빗대어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민간인인 사지 크로스로드는 평화로운 기득권 사회에서 세계에서 벌어지는 분쟁에 대해 무관심했던 젊은이로,

정치와 세계에 무관심한 현대의 젊은이들을 상징하는 인물이었습니다.

니체의 정신이론에서 '낙타'에 해당되는 인물이란 생각이 들었으며

체제에 순응하며 살아가고있던 사지가 전쟁에 휘말리면서 점차 자신의 의지로 체제와 싸워나가는

'사자'가 되어가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주인공인 세츠나는 무력개입을 통한 전쟁근절이라는 모순된 가치관을 주장하는 집단에서

고뇌하며 싸워나가는 '사자'에 해당하는 인물입니다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싸움뿐이라는 생각을 가졌으나

아자디스탄의 왕녀 마리나 이스마일을 만나고 세상을 바꾸는 방법에는

싸움 말고도 다른 방법이 있음을 점차 깨달아가

마지막에는 인간을 초월한 이노베이터가 되어

외계종족 ELS와의 전투에서도 싸움이 아닌 대화와 이해를 통해 평화를 이루었으며

모든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어린아이'가 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평화는 오직 이해를 통해서만 성취될 수 있다."

계속해서 전쟁이 일어나고 사람들간의 갈등이 깊은 현실에서도

한번 깊게 생각해 볼 만한 주제입니다.

+27년에 더블오 신작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던데

사실 신작이 안나오는편이 작품의 완성도에서는 더 좋을것같습니다만

그래도 신작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