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지 0

아무도 안쓰길래 내가 씀요 재미로만 봐주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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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의 싸움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태준은 정민의 후드집업을 허락없이 뺏어입었고 주머니가 늘어난 것을 보고 화난 정민은 태준에게 지금까지 옷을 뺏어입는 것에 대한 불만이 쌓여왔던 걸 조금 큰 소리로 말했다.

"야 이태준 너 이 옷 입었지"

"엉"

"주머니 늘어난 거 안 보여?! 이게 지금 몇 번째야?? 내가 지금까지 참았는데..."

"아 그거? 미안"

눈이 휘어지게 웃으며 장난스럽게 사과하는 태준에 정민은 더 화가 났다. 애써 화를 참으려 노력했지만 태준의 웃는 얼굴을 보고 결국 화를 크게 냈다. 그리고 태준은 속이 상했는지 밖으로 나갔고 정민은 그걸 지켜만 봤다.

어느덧 시간은 저녁 10시가 되고 태준은 돌아오지 않았다. 정민은 슬슬 태준이 걱정되기 시작됐다.

"어? 밖에 비오네... 이태준 우산은 챙겨나갔나?"

정민은 도현의 방으로 갔다.

"야 도현아 태준이 연락온 거 없냐?"

"엉 없는데"

"아 이새낀 어딜 돌아다니고 있는 거야..."

정민은 휴대폰에 태준의 전화번호를 누르곤 걸까 말까 한참을 고민했다. 그런 정민이 답답한지 도현은 정민의 폰을 뺏어서 전화를 걸었다.

"야!!! 김도현 그걸 걸면 어떡해!!?!?!"

"어차피 걸꺼였잖아 이 답정너야ㅡㅡ"

"그건 그렇지만..."

전화 연결음이 끊기고 태준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정민은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디야... 태준아?"

"신경 꺼 알아서 들어갈게 끊어"

태준의 단호한 목소리에 정민은 눈물이 나올것만 같았다.

"끊지 말아봐 언제 들어오게... 밖에 비오잖아 우산은 있어?"

"아 쫌, 아따가 들어갈게 끊어"

정민은 태준이가 많이 걱정됐는지 안절부절 못하다가 결국 우산을 챙겨 밖으로 나갔다.

"도현아 나 태준이 찾으러 나갔다 올테니깐 혹시라도 얘 들어오면 연락해!!"

정민은 우산을 두 개 챙겨서 밖으로 나갔지만 막상 어디서부터 찾아야할 지 막막할 뿐이었다.

"하... 편의점 가서 소주나 사가야겠다 진짜 어딜 돌아다니고 있는거야 얘는..."

한참을 돌다 결국 지친 정민은 편의점에 들어가서 자몽에 이슬 두 병을 샀다.

"어...어?"

편의점에서 나오자 편의점 앞에 젖은 채로 서있는 태준을 보며 정민은 우산을 들고 태준에게 뛰어갔다.

"태준아 여기서 뭐해... 왜 안들어가고 여기 있었어... 비 다 맞았잖아 괜찮아?"

태준은 정민을 아무 말 없이 바라봤다.

정민은 우산 하나를 펼쳐 태준에게 씌워줬다. 정작 자신은 비를 맞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 우산 필요없어 너 써 배정민"

자신을 보며 차갑게 말하는 태준에 정민은 결국 참았던 눈물이 나왔다.

"태준아...내가 미안해"

태준은 정민의 말에 복잡했던 자신의 감정이 답답해 눈물을 흘렸다. 정민은 태준이 울고 있는 것을 보고 놀라 태준을 안아주었다. 태준의 옷은 축축하게 젖어있었고 그래서인지 조금 떨고 있었다.

"태준아 울어? 울지마 괜찮아 내가 미안해 얼른 들어가자"

태준은 정민의 품에 있는 채로 작게 말하였다.

"너가 곁에 없어서 너무 힘들었어 멋대로 화내서 미안해 와줘서 고마워 정민아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