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그 여자를 본 이후로 성인이 된 지금까지 전 쉽게 가위에 걸리곤 합니다.
따사로운 오후의 해가 비치는 어느날 유치원생 이였던 전 외가집의 이모방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죠.
그때가 처음으로 그 여자를 본게 아닌가 싶습니다.
가위가 무엇인지 몰랐던 전 처음으로 귓속에 들리는 이명음에 집중하였고
그렇게 제 몸은 움직일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눈은 천장을 향해 뜨고 있었죠.
그렇게 몇분이 지났을까, 컴퓨터가 놓여진 창문쪽으로 어떤 여성이 들어오더라고요.
제 발치에서 몇분간 저를 응시하는것같아 보이던 그녀는 제 몸 위로 올라서더니
발목부터 어깨까지, 다시 또 어깨에서 발목까지 빙빙 돌면서 걸어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눈을 감고싶지만 감을수는 없고 그녀의 다리사이에서 흐르는 검정색 잉크는 점점 제 옷을 적시고 있었어요.
그때였나? 방문이 활짝 열리면서 저희 외할머니께서 들어오시더니
"꺼저 이 빌어먹을년아!" 라며 소리치시고
그 여성은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자애로운 미소로 절 쳐다보더니 창문 밖으로 나가더라고요.
그 순간 저는 가위에서 깨고 울면서 방문 밖을 나가니 할머니께서 제 방문앞에서 마늘을 까고 계시더라고요.
그렇게 전 울면서 할머니에게 안겼지만
지금까지 왜 할머니가 '괜찮아, 그년 갔어' 라고 말씀해 주셨는지는 이해하기가 힘듭니다.
올해 한국에 귀국하면 다시한번 여쭤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