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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고민/일상 일탈은 뭐니뭐니해도

사막낙지
2018-03-11 23:42:56 890 1 1


늘하사하~

사연은 처음 남겨보는거라 어색하네요.


보통 '일탈'이라 하면 다들 어떤게 떠오르시나요?

저는 가장 먼저 여행이 떠올라요.

아직까지는 대학생 신분이다 보니 시간표를 제 맘대로 짤 수 있어서

최대한 공강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400만원 넘는 등록금 내고 어떻게 해서든 쉬려는 모습을 부모님은 아니꼽게 보시지만

막말로 학생 때 쉬어야죠! 언제 쉽니까!


가장 기억에 남는 일탈로서의 여행은 2015년 4월, 일본에 놀러간거였어요.

대학교 2학년이었는데요,

다들 2학년이 되면 대2병에 걸린다고들 하죠.

전공은 나랑 안 맞는 것 같고, 1학년 때처럼 마냥 놀 수만은 없고...

저도 심란한 마음으로 2학년 첫 시험을 마쳤어요.

4월 말이라 햇볕은 따스하고 시험도 끝나서 마음이 되게 붕 뜨더라구요.

그래서 시험 결과는 생각도 않고 집에 가는 버스 안에서 충동적으로 후쿠오카 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습니다.

바로 다음날로 말이죠!

목요일에 시험이 끝나고 금토일 티켓을 끊었는데

끊고 나니 '내가 미쳤나' 생각이 들었어요.

숙소가 있을지도 모르고 후쿠오카에서 유명한게 뭔지도 모르고

심지어 주말에는 과외 알바가 잡혀 있었는데

앞뒤 생각도 안하고 무작정 저질러 버린 거예요.

그렇다고 티켓을 취소할수도 없고

그래서 그냥 그 상태로 갔습니다.


사실 제 여행 스타일은 언제, 어디를, 얼마를 가지고 등등 a부터 z까지 다 체계적으로 짜는 편인데

무계획에, 여자 혼자, 그것도 해외를 가다니!

지금 돌이켜보면 추억이지만 그때는 정말 가슴이 쿵쿵 거렸답니다.

(마치 새벽에 엄마 몰래 김치찌개 속 고기를 집어먹는 것만큼 떨렸어요.)

혼자 탄 비행기는 외로웠지만 외로운만큼 창 밖 하늘을 구경하기엔 충분한 시간이었어요.

원래는 비행기 타면 바로 잠에 드는 편인데, '나'와의 첫 여행이라 그런지 설레서 잠도 안 오더라구요.

후쿠오카는 1시간 반도 안 걸리는 가까운 곳이었어요.

공항에 내려서 숙소에 가는 것도,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 것도, 급하게 블로그에서 본 명소를 찾아가는 것도

전부 다 혼자였지만 웬일인지 외롭지 않았어요.


가장 좋았던거는 마지막 날 일찍 일어나서 유명한 공원에 간거였어요.

청자분들도 한번 상상해보세요.

지하철 역 고소한 냄새를 풀풀 풍기는 바게트를 사가서

나무 그늘 밑, 벤치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는 거예요.

옆에서는 노부부 한 쌍이 자전거를 끌고 와서 도시락을 나눠먹더라구요.

호수를 가르는 긴 다리에서 사람들이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고

옆에 있는 고등학교에서는 때마침 야구경기때문에 왁자지껄하구요.

정말 별거 없는 그들의 평범한 일상인데 저에게는 너무 힐링이 됐어요.


8학기 막학기인 지금은 취준하랴, 대학원 준비하랴 바빠서 그런 일탈을 시도해볼 수 없지만

만약 제 사연을 듣고 있는 대학생 사육사분들은 한 학년이라도 낮을 때 더 놀았으면 좋겠어요.

신청곡은 윤하-Run 부탁드릴게요!

신나는 노래니까 다들 듣고 월요일 화이팅하세요!

물론 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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