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건 절이건 간에
신도가 그 곳을 찾는 이유는
그 장소의 장이 가진 말을 듣기 위해서 인데
노래 부르고 떠들고 웃다보니 어느새
목사는 그 날에 필요한 말을 준비하기 보다
다과와 음향장비와 세를 불리는 것에 연연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그 절을 떠났다.
무명의 가수가 버스킹을 한다.
그때 가장 필요한 건
마이크도 앰프도 잘생긴 외모도 아니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일텐데
떠나기 직전에 내가 느낀 건
이제는 저 가수가 목을 가다듬거나 노래를 부르는 것 보다
빈 땅이 허전하다고 천막을 치고
좀 꾸미고 오라는 관객의 요구에 맞춰 허겁지겁 화장을 하는
늘 '돈'이 부족한 사람이었다.
대형 기획사가 아닌 신인에게 필요한 건
그 사람이 대형 기획사를 차려놓고 시작할게 아니라면
장비나 화장이 아니라
그냥 하고싶은 것을 하는 것 같다.
나는 '나는자가비'가 유명한 게임을 할 때보다
부모님이 계시다는 이유로 올 뮤트로 플레시 게임을 하던 때가 더 재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