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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지만 더 늦기전에.. 마지막 공지 올립니다..

Broadcaster 가자누나
2018-02-06 22:14:08 2729 28 30

안녕하세요 가자누나입니다.


진작 말씀드렸어야 하는건데, 이렇게 늦게 와서 정말 죄송합니다.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걱정해 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몇 스트리머분들께도 걱정이 담긴 연락이 몇 차례 왔고, 제 방송을 자주 찾아주시는 시청자분들 역시 트게더, 인스타 다이렉트메세지 등으로 여러 말씀들을 남겨주셨습니다. 사정상 다 답변드리지는 못했지만, 다시한번 정말 감사하고, 또 죄송합니다. 혹시라도 지금까지 공지를 기다리실 분들을 생각하니 너무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어 정말 늦게나마 조금이라도 말씀드리고자 정말 부끄럽지만 이곳에 들렀습니다.


우선은 가장 궁금해 하실 저의 휴방이유(변명)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자주 예전부터 제 방송을 봐 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한 번 슬럼프에 빠지면 극심한 우울감에 평소의 패턴으로 돌아오는 것을 굉장히 힘들어했습니다. 어떤 명확한 계기와 원인도 없이 텐션이 떨어져버리면 방송을 켜는것, 채팅 반응을 보는 것 자체가 무섭고 두려워져 버리는데, 이 나쁜 습관이 다시 도졌던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방송을 시작한 것이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무언가를 열심히 준비하고 꾸준히 해 오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결과들에 뿌듯함을 느낌과 동시에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었습니다. 또한 이면에는 '더 잘 되고싶다'라는 막연한 욕심 또한 커지고 있었습니다. 방송을 어떤 공지나 통보도 없이 중단하기 직전에 은연중에 흘렸던 고민들도 그 일부분이었습니다. '과연 내가 이 일을 계속 할수 있을 것인가', '과연 내가 잘 해 나가고 있는 것인가.' 등등 한번 빠지기 시작한 고민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날줄 몰랐습니다. 


워낙 눈물이 많은 편이라 방송중에 제가 눈물을 보인 일이 참 많지만, 애써 티 내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눈물을 참았던 일이 있습니다. 가장 최근의 방송중 인스턴트히오스리그의 연장이었던 브론즈 스트리머 대전 당시의 이야깁니다. 사실 많은 스트리머분들 사이에서 존재감 없이 숨죽이고 있는 제게는 참여 자체로 정말 숨막히고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아싸력이 짙은 제게 저보다 더 '대기업'인 분들 사이에서 어떤 활약을 하기에는 너무 힘들었고, 거기에다 게임실력이든 인지도든 어떤 이유에서든 팀선택이나 픽순위에서 조금씩 밀리고 심지어는 인터뷰까지 건너뛰어지는 상황에 놓여졌습니다. 당시 그런 상황에서의 저는 방송인으로서의 어떤 기량을 발휘하기에는 가장 최악의 조건이었습니다. 주눅들고 자존심이 팍팍 깎이며 말수도 사라지고 텐션도 죽어갔습니다. 그 때 채팅창에서 시청자분들이 저를 위로하는 말, 격려하는 말, 불쌍히 여기는 말들 전부 저를 울렸습니다. 눈물이 울컥울컥 나오려던 걸 당시에는 '분위기 망치지 말자, 여러 스트리머가 함께하는 자리를 이상한 분위기로 만들지 말자' 라는 생각만으로 꾹꾹 삼켰습니다. 엊그제 용기내어 다시 돌려본 당시 영상속의 제가 부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굉장히 안쓰러웠습니다. 그 말들은 제게 큰 위로가 되면서도 그 상황속의 제가 정말 작아지고 힘이 없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나 뿐 아니라 내 시청자들이 비슷하게 느끼고있을 이 감정에 너무 화가 나면서도 속상했습니다. 그렇게 당시의 제 모습을 지금에서야 다시 돌려보면서 저는 겨우 참았던 눈물을 흘릴 수 있었습니다.


딱 1년동안 트위치에서 방송을 하면서 제가 느낀것은 이 일을 하면서 내 스스로가 굉장히 즐겁고 행복하며, 많이 죽어있던 자존감을 놀랍도록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기대보다 방송이 더 잘 되면서 생각보다 더 많은 부담감들이 제게 다가왔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저에게 커다란 부담과 짐이 될 수 있다는 것에 무서워졌고 그 공포감에 조금씩 지쳐갔습니다. 동시에 주변 환경도 더이상 방송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도 않았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개인적인 사정들이라 말씀드리기가 곤란한 점 이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사실 방송이 중단된 그 직후부터 지난주까지 아예 컴퓨터를 손댈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지금은 겨우 다시 컴퓨터를 켤수 있게 되었지만, 방송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게 되어버렸습니다. 그래도 휴대폰으로나마 상황이라도 안내해 드렸어야 하는 건데, 겁이난다는 이유로 공지도 못 하고 지금까지 도망만 다녔습니다. 무서웠던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두려움은 점점 더 커져간다는 것이었습니다.


모든 분들이 이 변명을 읽고서 다 이해가 안되실 줄 압니다. 프로는 아니지만, 아무튼 방송을 이끌어 가던 스트리머로서, 방장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일시정지든 마무리든 해냈어야 하는건데 그 정도도 못 되는 멍청하고 나약한 아마추어라서 정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너무 죄송해서 트게더는 열어 볼 엄두도 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많은 글들을 애써 못본 척 하고 글쓰기 버튼을 눌러 부끄럽고 도망치고 싶은 마음을 겨우겨우 억누르며 천천히 적어내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수없이 고민하다가 결국 생각나는 대로 뱉는 중이라 과연 읽는 분들에게 잘 전달이 될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지금 제 미래를 위해 냉정하게 새로운 길을 찾는 중입니다. 어떤걸 제대로 하고있지는 않지만, 최대한 인간답게 살아보려고 노력중입니다. 방송을 갑작스럽게 중단한 이후로 트위치도, 유튜브도, 트게더나 인스타도 제대로 열어보기 힘들었습니다. 뼛속까지 트수이자 스트리머로서만 1년을 살아왔는데 웃기게도 이렇게 살아지긴 하더군요. 그래도 정말 이곳에 돌아오고싶었습니다. 아직까지 트수분들과 이야기나누고 게임하고 웃고 떠드는 게 유일한 낙이었던 제게 트위치가 없는 삶은 굉장히 낯설기만 합니다. 다른 분들의 방송도 다시 보고싶고, 저도 방송을 너무 하고싶습니다. 지금은 환경이 도와주지 못하고, 돌아갈 용기가 완전히 생기지 않아서 그러지 못 하지만 언젠간 다시 얼굴을 내비칠 기회가 있길 그렇게 믿고 간절히 바라고 있겠습니다. 


저의 이야기를 기다려 주신 분들, 제 방송을 기다리고 걱정해 주신 많은 분들께 정말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사과드립니다. 이렇게나 부족하고 불성실한 저를 믿어주신 분들, 실망시켜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정말 보통 방송인들 같다면 '더 좋은 방송으로 보답하겠습니다'라는 식상한 멘트를 날렸겠지만, 그마저도 약속드릴 수가 없어서 정말정말 죄송하고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지각이라도 하는 날에 날아드는 시청자분들의 일침, 일명 시초리에도 정말 무서웠습니다. 학교를 다니거나 일을 할때는 느끼지 못했던 훨씬 큰 부담감이 개인방송이라는 일에서 느낄 수 있더군요. 하지만 다 여러분들이 관심을 갖고 걱정하는 맘에 던지는 모진말들임을 알기에 항상 고맙고 더 잘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그래도 지각은 자주 했지만요..) 아무튼 결국엔 이렇게 공지마저 '늦게' 올리네요. 역시 저는 여러분 말대로 지각이 패시브인가 봅니다. 많은 분들이 외모로 놀리고, 게임실력을 지적해도 가끔은 기분이 나쁘지만 정말 친한 친구들과 어울려 놀 때처럼 즐겁고 거의 매 순간이 행복했습니다. 방송을 하면서 즐거웠던 기억들이 많이 떠오릅니다. 얼굴도 모르는 트수여러분들과 어떻게보면 정도 많이 들었는데, 갑자기 혼자 사라지려니 죄책감이 많이 들었습니다. 어렸을때 가장 싫어하는 게, 학원이든 학교든 정 든 선생님이 어떤 이유도 말해주지 않고 갑자기 사라지시는 거였습니다. 거기서 상처도 많이 받고 실망도 많이 했었는데, 지금 제가 이렇게 다른 분들에게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한 것 같아서 정말 괴롭습니다. 상황이 더 좋아지고, 다시 기회가 생긴다면 방송을 다시 도전해보겠지만 '기다려달라'는 기약없는 약속을 하기에는 제가 이미 여러분들께 드린 실망감이 너무 크리라고 생각합니다. 말을 하다보니 미안한 것밖에 떠오르지 않아 마음이 많이 아픕니다.. 정말.. 정말 미안합니다.


이렇게 일방적으로 글을 올려놓고 저는 또 댓글이 무서워서 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글이 정말 진심인만큼, 무서움을 무릅쓰고 이후에 달리는 글과 댓글에 최대한 정성껏 답변할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간간히 인스타 등을 통해 인사를 전해보겠습니다. 부끄럽지만 계속 근황이 궁금하거나 알고싶으시다면 인스타로 찾아오시면 되겠습니다..  

제가 하고싶은 말들이 다 전달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마지막 말인것 같아서 괜히 더 주저리주저리 말을 늘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더이상 구질구질해지지 않게 이만 말을 줄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부족한 제 방송을 지켜봐 주셔서 정말 감사했고, 죄송했습니다. 



궁금하시거나 하고싶은 말 있으시면 편하게 남기셔도 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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