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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하스스톤 등급전 접습니다.

Broadcaster 고래고삐
2018-01-01 14:36:52 1167 3 6


안녕하세요. 석유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오래 고심한 끝에 당분간 하스스톤 등급전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심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리려 합니다. 방송 1년 넘게 진행하면서 매 달 전설을 찍어왔고, 자작덱 73% 승률로 전설 가는 것도 보여드렸으며, 두 자릿수 진입하는 것도 보여드렸습니다. 신규 확장팩에 적응하지 못해 월초 빠른 1급 후, 30일에 우여곡절 끝에 전설을 달성했던 적도 있었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렸던 것 같네요. 하지만 더는 등급전이 재밌지 않습니다. 앞으로는 투기장 위주의 방송을 진행하겠습니다.



2015년 4월, 고블린vs노움 때 처음 하스를 시작했습니다. 모바일 버전이 나온 시점이기도 하지요. 핸드폰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사실 컴하스는 방송을 시작하면서 처음 했던 거였어요.) 시작한 첫 달에 30만원 가량을 투자했을 만큼 기대가 높았습니다. 마침 제가 시작했을 때 즈음 하스스톤 마스터즈 코리아 시즌1 슬시호님이 우승을 했고 경기를 보면서 더더욱 흥미가 재미를 붙이기도 했죠. 주로 쥬팬더님 방송을 보면서 하스의 재미를 느꼈고 식빵님의 투기장 방송을 보면서 기본기를 익혔었습니다.


처음에 기계법사와 쥬님의 영향을 받은 사적으로 시작했다가 5월부터 미드기사로 정착했습니다. 세 달 가량을 미드기사만 파다가 힘겹게 첫 전설을 달성했던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한 번 전설을 달성하니까 매 달 전설은 갈 수 있게 되더라구요. 그러던 중 대 마상시합 확장팩이 나왔고 하스스톤은 파마기사판이 되었습니다.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 게 10판 중 9판이 파마기사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정말 끔찍했죠. 그리고 그 사건은 제가 하스스톤을 잠시 접었던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고대신 확장팩과 함께 저도 반년 만에 하스스톤에 복귀하게 됩니다. 고대신과 카라잔 확장팩은 하스 역사상 가장 느린 메타를 보여주었고 그것은 저에게 황금기를 안겨주었죠. 적응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다시금 재미를 붙여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음에 이어진 가젯잔 확장팩은 점점 재미를 잃게 만들었죠. 하지만 그래도 최근까지 꾸준히 플레이 해왔습니다. 정말 좋아하는 게임이었고 매력적인 요소가 많았으니까요.


이런 이야기들을 나열한 것은 제가 하스스톤을 언제 어떻게 시작했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조금이나마 말씀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처음 시작했을 때의 하스스톤은 ‘랜덤성’이라는 것이 크게 부각되어있지 않았었습니다. 제가 원하는 플레이를 원할 때 계산해서 할 수 있었습니다. 얼음화살로 3데미지를 줄 수 있었고, 진은검으로 4데미지를 줄 수 있었습니다. 0코스트는 기습과 마음가짐이었고, 1코스트는 간식용 좀비와 오염된 노움이었죠. 박사붐의 폭탄이나 라그가 쏘는 8데미지 등은 랜덤이었지만, 그 또한 7코스트와 8코스트를 소비해야 하는 플레이었고 대다수의 플레이는 ‘정확하고 정직’했습니다. 상호간의 덱들은 필드를 기반으로 했고, 대다수의 승리플랜은 유리한 교환을 통해 필드를 살리는 것이었습니다.


지금의 하스스톤은 어떤가요? 0코스트 5/5 징그러운 지하벌레가 등장하기도 하고, 1코스트 10/10 비취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고서로 나온 고서가 준 얼방을 걸고, 또 걸고, 또 걸어서 한 게임에 4번 얼방을 쓰기도 합니다. 바로 어제 당한 플레이지만 칼잡이 강도가 준 세계수의 가지를 6마나에 차고 동전 영능을 통해 바로 10코스트를 또 쓰는 도적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6코스트에 원한 맺힌 소환사 4/4 + 데스윙 12/12가 함께 나오는 세상입니다. 정상적인 플레이론 도저히 막을 수 없는 필드가 구축됩니다. 심지어 이번 확장팩 코볼트는 대놓고 ‘소집’이라는 ‘랜덤’을 기반으로 한 것이 컨셉이죠. 블리자드는 소집을 기반으로 잡아놓고서 정작 주술사에겐 소집을 주지 않아 완전히 소외된 직업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소집은 랜덤+사기를 기반으로 한 컨셉이거든요. 더 이상 하스스톤은 정직하지 않습니다. 사기를 쳐야 하고, 사기를 사기로 막아야 하는 게임이 됐습니다. 랜덤성에 의존해야 하고 기도를 해야 하는 게임이 됐습니다. 물론 그럼에도 이 게임이 계속 돌아가는 것은 사기에 사기로 대응을 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전 그게 싫습니다.


보통 ‘표준’이라는 것을 ‘바닐라’라고 말합니다. 각 코스트 숫자와 +1을 한 것이 하스스톤의 바닐라 하수인이죠. 예를 들어 가장 대표적인 하수인인 ‘서리바람 설인’이 있겠습니다. 4코스트 4/5의 기본적이고 튼튼한 공체합을 가지고 있지요. 6코스트라면 6/7 돌주먹 오우거가 생각이 납니다. 앞서 말씀드린 4/4+12/12는 16코스트 플레이가 되겠네요. 원래대로라면 절대 나올 수 없는 플레이죠. 아무리 생각해도 돌주먹 오우거론 막을 수가 없겠군요. 제가 좋아하던 수싸움과 치열한 필드싸움이란 요소가 거의 배제된 느낌입니다.


저는 하스스톤이란 게임을 완전히 접으려고 했었습니다만 그렇진 못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하스스톤을 그래도 너무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것은 이뤄지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분간 투기장 위주로 플레이 해보려 합니다. 최근 투기장을 돌려본 바, 랭크에 영향을 받아서인지 저승 구간에서 많은 플레이어들이 명치만 치는 경험을 했습니다. 투기장에까지 사기카드가 많이 유입돼서겠죠. 그렇지만 원하는 사기카드로 구성하는 정규전과는 달리 그래도 아직까지 투기장은 꽤 정직한 승수가 보장되는 것 같단 생각을 했습니다. 사기카드를 많이 집은 사람은 12승. 정직한 덱, 정직한 플레이론 6~8승. 명치충 방패병은 갓승.


그래서 투기장 위주로 해보려 합니다. 투기장은 아직 1000승도 되지 못한 아기와도 같습니다. 그나마도 800승 가량은 1년도 전에 한 거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로이 배워나가려 합니다. 다시 하스스톤을 처음 할 때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하스스톤 등급전을 하면 매 번 욕과 짜증으로 많은 분들이 불편하셨을 것 같습니다. 저도 제가 불편하고 스스로가 답답했습니다. 등급전이 아니면 욕 할 일도 없고 짜증낼 일도 없고 화 낼 일도 없습니다. 츤츤대기는 하지만 항상 유하게 사는 편입니다. 제 인생에서 하스스톤 등급전을 없애면 저는 좀 더 (마음이) 건강해질 것 같습니다. 또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심해서 결정했습니다. 당분간 하스스톤 등급전은 하지 않겠습니다. 언젠가 다시 할 날이 오긴 하겠죠. 제가 하스스톤을 다시 즐거운 마음으로 대할 수 있게 된다면, 그 때 등급전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석유인형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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