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편지 1주년 기념 익명의 스트리머의 편지

Broadcaster 유우양
2017-11-18 03:55:59 2631 24 7

ccccebd665c16fd0b40b762985a3ee7a.jpg


안녕하세요 유우님 저는 방송을 1년째 하고 있는 스트리머입니다.

저는 말이죠. 처음 방송을 켰던 날이 생각나요.

당연히 시청자가 0명이었죠.

가끔 한번씩 누가 들어오면 시청자가 2가 되는데 (1은 나임) 그때 얼마나 두근거렸는지 몰라요.

그럼 막 의식 안하는척 말을 하다가 또 나가면 시무룩 해서 말이 없어졌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하꼬라서 버퍼링이 너무 심해서 그랬겠구나 싶네요.

유우님 저는 말이죠. 처음에 방송을 시작할때 여러가지 생각이 오고갔어요.

과연 얼마나 방송할 수 있을까? 2년이나 할 수 있을까?

시청자는 얼마나 모을 수 있을까? 꾸준히 하다보면. 1년 정도 방송하면 20-30명 정도 모을수 있지 않을까?

근데 정말 놀랍게도 저는 정말로 20-30명을 모았었죠.

아마 제가 어떤 스트리머분에게 도움을 받지 못했다면 아직도 20-30명 정도 보는 하꼬였을꺼예요.

유우님 방송을 끄고나서, 그리고 그 다음날 제 방송을 라디오 모드로 모니터링 하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세요? “내 방송이 오늘은 재미 있었을까?” 예요.

듣다보면 어떤날은 저도 재미있어서 흐뭇해하고

어떤날은 너무 방송이 루즈했구나 하고 느꼈어요.

제가 최근에 게임에 더 많은 시간 집중하는 이유는 아마

입으로 즐겁게 할 능력이 부족하니까 이왕이면 화면적으로 즐겁게 해줘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예전보다 더 열심히 게임하는것 같아요.

말도 많이 하려고 노력하구요. 얼마전에 콜오브듀티를 했는데 자막을 거의 다 읽을정도로 열심히 말을 했어요.

시청자들이 저한테 자주 해주는 칭찬이나 그런걸 봤을때 원하는건 목소리를 들려주는건데, 빡겜만해선 들려줄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사플이 방해가 되더라도 의미 없는 말이라도 최대한 말을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랍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저 제 목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팬들이 많더라구요.

유우님 제가 현실온라인에서는 그렇게 성실한 편은 아니예요. 태어나서 한번도 개근상을 받아본적도 없구요.

지각은 밥먹듯이 하고 살아왔던거 같아요.

근데 신기하게도 방송은 정말 칼같이 1년동안 해왔네요.

아직도 저는 이게 미스테리입니다.

아마 나를 하룻동안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을거란 생각에 휴방도, 지각도 잘 못하게 되는것 같아요.

저는 항상 부정적으로만 생각하고 살아왔어요.

그래서 처음 시청자가 400-500명 넘을때도 이건 거품이고 1-2달 지나면 100-200명 사이로 남을거라고 그랬거든요. 뭐 현실주의자답게 현실이 되었네요.

이렇게 거품이 빠진게 제 실력 때문인지, 누구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는지 잘 모르겠어요.

전자라고 생각하면 제 무능력함에 속상하구요.

후자라고 생각하면 마음은 편한데, 현실도피 같아요.

근데 확실한건 잃은거만 생각했는데, 

불과 3개월 전 제가 1주년이 되었을때를 상상하고 제가 예상했던 팔로우 숫자는 1300명. 시청자 평균 숫자는 30명 안팎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5배 가까이 늘었네요.

제 말빨이나, 게임이나 재미나 방송능력이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이건 정말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대단한 일이에요. 그쵸?

그리고 도움을 받았지만 유지했다는건 이제 여기부터는  제 능력이라고 생각하고 자존감 좀 키워도 될까요?

제가 언제까지 방송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400-500명이 100명 됐듯이 30명이 될수도 있구요.

제가 사고치면 3명이 될 수도 있겠죠.

근데 모두가 떠나가도

시청자분들이 기억하는 제 모습이 

어떤 모습일지 몰라도, 지금 이 편지를 듣는 분들은 저라는 사람의 진정성만큼은 믿어줬으면 좋겠어요.

그거라면 아마 제가 방송을 그만둘 수 밖에 없는 힘든 순간에도 외롭지 않을 것 같아요.

결국 이번 편지에도 시청자분들이 싫어하는 방송 그만둘때를 대비해서 미리 하고 싶은말을 적었네요.

근데 떠나실 분들한테 미리 편지 쓰는거지 내가 떠난다는 얘긴 아니니까 이해해주세요.

내년부터 전업으로 해야하니까 이젠 벗어날수가 없어... 이미 너무 깊은곳에 발을 담궜다구...

이제 프로니까 더 시청자 모으려고. 대기업이 되려고 노력해야한다구.

익명의 스트리머의 편지를 읽어주셔서 그리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 사...사... 사...사고뭉치 유우양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후원댓글 7
댓글 7개  
이전 댓글 더 보기
이 글에 댓글을 달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해 보세요.
공지휴방공지일기장트수일기자유게시판편지팬아트정보자기소개도네의전당이벤트
40
04-16
41
03-19
21
04-05
26
편지
잘해야 할텐데 [12]
Broadcaster 유우양
03-17
27
02-17
16
01-01
27
12-02
11
편지
2주년 기념 편지 [3]
Broadcaster 유우양
11-15
11
05-26
12
05-03
8
편지
나의 유우양에게 [8]
Broadcaster 유우양
10-11
5
10-10
4
편지
800 팔로우 기념 편지 [5]
Broadcaster 유우양
07-28
7
04-01
인기글 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