힝구름님 안녕하세요. 유네코입니다.
벌써 제가 방송을 시작한 지 5개월차네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어요.
여러분의 과분한 관심을 받으며 평소에는 해볼 엄두도 못내던 게임도 해보고 엔딩도 봐보고 즐거운 시간들을 보낼 수 있었지요.
그리고 이제 저는 한 걸음 물러나려고 합니다. 저의 방송은 이번 9월을 마지막으로 끝나게 됩니다.
이런 결심을 한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그 중 가장 큰 부분은 역시 집안사정인 것 같아요. 항상 돈이 문제죠...
기울어진 형편에 따라 저는 제가 알바로 벌어들이는 돈 대부분을 어머니께 드리고 있어요. 이기적이게도 그렇기 때문에 저는 꽤나 욕심을 부리고 있었습니다. 생활비를 보태고 있으니까 나는 이 정도는 내가 하고싶은 것을 해도 돼! 라고 생각했거든요. 방송을 시작했던 것도 더 늦기 전에 오래 전부터 해보고 싶던 이 일을 도전하고 싶었던 거에요. 이번에 다녀온 일본 여행도 저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었죠. 고생했으니까, 적게라도 돈 벌어오니까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방송을 시작하면서 저의 생활은 처음에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했어요. 어떻게 보면, 저는 자기관리에 실패했습니다. 바쁜 시간 속에 대충 끼니를 때우고 잠을 줄여버렸어요. 방송은 즐거웠지만 저만의 휴식시간이 없다는 것에 지치기도 했죠. 체력은 떨어지고 멘탈을 점점 약해졌어요. 그래도 어떻게든 알바와 방송 모두를 손에서 놓지 않으려 했어요. 알바시간을 가능한대로 조정하고 방송시간을 줄이고 정기휴방도 만들었지요.
알바시간을 줄이면서 급여가 많이 줄어들었어요. 결과적으로 어머니께 더 적은 돈을 보태드렸죠. 어머니는 항상 저에게 이것도 많다며 말씀하셨었지만, 아마 부족하셨던 모양입니다. 최근에 어머니가 일을 다니시기 시작했거든요. 그리고 저는 제가 상황에 맞지 않는 욕심을 부리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어머니 건강이 좋으신 상태가 아니에요. 수술 받으신지도 얼마 되지 않으셨구요. 제가 욕심을 부리다가 저희 엄마를 몰아붙였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아파요. 사실 그런 부분은 방송하는 것조차 마음이 불편하게 만들곤 했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너무 숨 쉴 틈 없이 열심히 하려고 했었다는 생각도 들어요.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서는 속도조절이 중요하다고 하잖아요. 초반에 너무 빨리 달리면 금방 지쳐버리고 주저앉게 되니까요. 마라톤을 해야했는데 저는 100m 달리기를 해버렸나봅니다. 그것도 생수통을 짊어진채로 말이에요.
그래서 고심 끝에 저는 방송을 이만 손에서 놓기로 했습니다. 운좋게 좋은 시청자님들을 많이 만나서 제휴도 달아보고 구독도 받아보고 후원도 받아보고 저는 너무 감사하고 즐거웠어요. 아마도 저는 앞으로 어떤 게임을 하든 시청자님들이 그리워질거에요.
때때로 함께 놀며 이야기하며 게임하며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방송을 켜도록 할게요.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너무도 감사해요.
저에게 위로가 되는 시간을 주시고 웃음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학교 놀이터에서 늦게까지 놀다가 각자 집으로 돌아가는 어린 친구들처럼, 우리 그렇게 재밌게 놀다가 손 흔들며 인사하도록해요.
9월 남은 날 동안 그렇게 함께 놀다 가도록 해요.
항상 감사합니다.
